오늘은 뉴욕에가서 방문했던 맨해튼의 허드슨 야드(Hudson Yards)에 위치한, 독특한 외형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축물 '베슬(The Vessel)'에 대해 이야기 보겠습니다.

베슬(The Vessel), 그 독특한 외형의 비밀
뉴욕 맨해튼 서쪽에 자리한 허드슨 야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주목받는 재개발 지역 중 하나입니다. 그 중심에는 '베슬'이 있습니다. 처음 이 건축물을 마주하면 누구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거대한 벌집 같기도 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이 얽힌 미로 같기도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라고 불리지만, 그 어떤 설명도 이 독특한 형태를 완벽하게 담아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베슬은 영국 출신의 유명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의 작품입니다. 그는 '인간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공미술'을 목표로 이 건축물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총 154개의 서로 연결된 계단과 80개의 계단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2,500개의 개별적인 철제 부품이 조립되어 만들어졌습니다. 그야말로 거대한 레고 블록 같다고 할 수 있죠. 베슬의 높이는 약 46m로, 16층 건물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베슬에 얽힌 슬픈 에피소드, 그리고 방문 제한 조치
베슬은 2019년 3월 개장과 동시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몇몇 슬픈 사건으로 인해 현재는 내부로 올라가는 것이 제한된 상태입니다.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네 명의 방문객이 베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운영진은 2021년 1월부터 베슬의 출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안전 강화 조치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현재까지는 내부로 올라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베슬 주변을 산책하거나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만 가능합니다. 계단을 오르며 시시각각 변하는 허드슨 강과 뉴욕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게 설계를 했다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되었다니 참 아니러니합니다. 또한 이 아름다운 건축물을 사람들이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된것도 아타깝습니다. 이 사연을 알고 나니, 단순히 '사진 명소'로만 생각했던 베슬이 더욱 복잡하고 깊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이 사건은 '공공 건축물의 책임'에 대한 중요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개방성과 접근성을 강조하는 건축물에서 예상치 못한 비극이 발생했을 때, 건축가와 운영사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베슬의 운영진 측은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망 설치를 고려했지만, 베슬의 디자인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안전망 설치가 무산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베슬은 다시 개장할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외부에 서서 이 거대한 구조물을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이 켜져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언젠가 안전하게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즐거운생활 > 슬기로운 미국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40년 전 그 모습 그대로? 미국 스쿨버스의 놀라운 불변의 법칙 (36) | 2025.09.17 |
|---|---|
| 아삭, 달콤, 새콤! 미국 마트 사과 코너에서 '취향 저격' 품종 찾기 (65) | 2025.09.16 |
| 맨해튼의 가장 아픈 기억, 9/11 메모리얼 & 뮤지엄을 걷다 (28) | 2025.09.15 |
| 달콤한 여행의 시작, 미국 문파이(MoonPie): 초코파이 원조를 만나다 (23) | 2025.09.15 |
| 거룩한 희생의 현장: 미 8공군 박물관 여행기 (Feat. 왜 그들을 '강대한 제8공군'이라 부르는가) (39) | 2025.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