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전신주 너머로 뉘엿뉘엿 지는 해를 마주했습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전선들, 그리고 굳건히 서 있는 전신주의 실루엣. 왠지 모르게 아련하고 뭉클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풍경이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마치 어릴 적 골목길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던 전신주. 요즘은 도심에서 그 모습을 찾아보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죠.오늘은 사라져가는 도시의 풍경, 전신주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그 배경이 되는 지중화 사업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왜 전신주가 아련하게 느껴질까?우리는 전신주를 보며 자랐습니다. 전신주는 전기를 나르는 구조물이상의 것이었죠.동네의 이정표: "저기 큰 전신주 옆집이야!"어린 시절 놀이터: 제기차기를 하거나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