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역사를 바꾼 ‘보이지 않는 상자’의 혁명
“스트라이크 존이 너무 좁다.”
“저것은 누구 봐도 볼인데 왜 스트라이크인가?”
오랜 세월 동안 야구 팬과 선수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스트라이크 판정 논란은 이제 기술의 진보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홈 플레이트 뒤에서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시대는 점차 저물고 있으며, 정밀한 센서와 고성능 카메라가 투구 궤적을 추적하여 판정을 보조하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Automated Ball/Strike System)이 야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한국(KBO), 미국(MLB), 일본(NPB)은 각각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이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습니다.

KBO(한국): 1군 전면 도입 이후 더욱 정교해진 ABS 운영
KBO 리그는 세계 주요 프로야구 리그 가운데 가장 앞서서 ABS를 전면 도입한 리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도입 현황
- 전면 도입 시점: 2024년 정규 시즌부터 1군 리그 전 경기에 적용
- 2025년 변화점: 판정 일관성 강화를 위해 스트라이크 존의 상·하단 기준을 다시 조정함
● 스트라이크 존 기준
- 상단: 타자 신장의 약 55.75%
- 하단: 타자 신장의 약 27.04%
- 좌우 폭: 홈플레이트 폭(약 43.18cm)을 기준으로 좌우 각 2cm씩 확장하여 총 47.18cm 적용
이는 타자 개개인의 체형 차이로 인한 편차를 최소화하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됩니다.
● 판정 방식
고정된 위치의 트래킹 카메라가 공의 궤적을 3차원으로 분석하여 판정을 결정하고, 이 결과는 주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됩니다. 주심은 이어폰을 통해 전달받은 판정 결과를 경기 운영 규정에 따라 공식 선언합니다.
● 도입 목적과 효과
ABS의 핵심 목적은 ‘판정의 일관성 확보’입니다. 이는 투수와 타자가 경기 상황이나 심판의 성향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기준 아래 경기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MLB는 기술의 정확성과 야구 고유의 전통적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 도입 현황
- 정식 도입 시점: 2026년 메이저리그에서 챌린지형 ABS 도입 예정
- 사전 테스트: 수년간 마이너리그(Triple-A)에서 테스트를 거듭하며 시스템을 정교화
● 운영 방식
MLB가 채택한 ‘챌린지형 ABS’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운영됩니다.
- 심판이 기존 방식대로 판정
- 투수·포수·타자 중 누구든지 판정에 이견이 있을 경우 챌린지 요청
- 일정 횟수(예: 경기당 2회) 내에서 ABS 판독 가능
- 챌린지가 성공하면 기회가 회복됨
판정은 Hawk-Eye 시스템이 즉시 분석하여 약 10~15초 내에 화면과 전광판에 결과가 표시됩니다.
● 스트라이크 존 기준
- 상단: 타자 신장의 약 53.5%
- 하단: 약 27%
- 폭: 홈플레이트 기준 그대로 유지
● 특징과 논쟁점
ABS의 객관성과 일관성은 높게 평가받고 있으나, 기존의 ‘포수 프레이밍 기술’이 약화되는 점이 논쟁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챌린지를 남용할 경우 경기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NPB(일본): 기술과 전통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신중한 태도
일본 프로야구(NPB)는 KBO나 MLB에 비해 ABS 도입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이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도입 현황
NPB는 ABS의 정식 도입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내부 검토와 기술 연구를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고려 요인
일본 야구는 ‘심판의 권위’와 ‘섬세한 스트라이크 존 감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계 판정이 도입되면 이러한 전통적 요소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의 원인입니다.
● 향후 전망
기술적 안정성, 팬들의 수용도, 경기문화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단계적 도입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ABS의 도입은 기술 적용을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의 운영 방식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 KBO는 완전한 ABS 중심 리그로 자리 잡으며 판정 일관성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 MLB는 ‘챌린지형 ABS’를 통해 전통 요소와 기술 혁신을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NPB는 기술의 완성도와 야구 문화의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며 장기적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야구는 이제 더 명확한 기준, 더 투명한 판정, 더 높은 공정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ABS는 그 중심에서 야구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즐거운생활 > 재미있는 야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의냐 실수냐? 야구 경기 중 몸싸움? '옵스트럭션 & 인터피어런스' (23) | 2025.11.30 |
|---|---|
| 심판 눈에 따라 고무줄? 야구 '스트라이크 존' (25) | 2025.11.29 |
| 겨울 야구 전쟁: 보류선수 논란부터 FA 대어 영입까지 (57) | 2025.11.28 |
| 심판도 헷갈리는 투수의 반칙! '보크' (31) | 2025.11.27 |
| 포수가 공을 놓치면 기회가 생긴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55) | 2025.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