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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프트 금지 2년 차, KBO 내야 수비는 어떻게 진화할까?

ohara 2025. 12. 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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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의 새로운 바람, KBO의 내야를 흔들다

2023년 MLB에서 도입된 '수비 시프트 금지' 규정은 메이저리그를 넘어 전 세계 야구 리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KBO 리그는 현재까지 MLB처럼 극단적인 시프트를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의 2년 차 변화를 통해 '미래의 내야수'를 정의하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포지션 예측 대신, 제한된 공간 내에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새로운 수비 전술이 등장하면서, KBO 구단들도 내야수 영입 및 육성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2년 차를 맞은 MLB의 수비 진화 과정을 KBO의 맥락에 대입하여, 한국 야구의 미래 수비 트렌드를 분석해 봅니다.

 


KBO 시프트 금지의 흐름을 읽다

KBO는 여전히 극단적인 인필드 오버랩시프트를 허용하고 있지만, MLB의 규정 변화는 KBO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KBO 시프트의 현주소

KBO에서도 좌타자 강타자를 상대로 2루수를 1-2루 간 깊숙한 곳에 배치하거나, 3루수를 유격수 자리까지 끌어당기는 부분적인 시프트는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MLB에서 이 시프트가 금지된 후, KBO 구단들은 두 가지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1. 규정 도입 가능성: KBO도 팬 서비스와 타격 활성화를 위해 언젠가 시프트 제한 규정을 도입할 것인가?
  2. 선수 가치의 재평가: 규정이 도입될 경우, 발이 느리고 넓은 수비 범위가 없는 선수들의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타율 상승의 이면: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

MLB에서 시프트 금지 후 타자들의 땅볼 타율이 상승한 것처럼, KBO에서도 시프트가 제한될 경우 타격 지표가 크게 바뀔 것은 자명합니다. 따라서 KBO 구단들은 '규제 후'에도 수비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를 미리 선별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KBO가 주목하는 새로운 '수비 미덕'

극단적인 예측 수비가 힘들어지면, 순수한 개인 수비 역량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KBO 구단들은 이제 MLB 트렌드를 따라 수비 범위와 운동 능력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OAA(Outs Above Average)의 시대 도래

KBO 역시 STATCAST와 유사한 트래킹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OAA와 같은 수비 기여도 지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변화된 가치: 시프트 금지 환경에서는 타구 예상 경로에 미리 가 있을 수 없으므로, 타구가 발사된 후 순간적인 판단력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유격수와 2루수의 가치가 절대적으로 높아집니다.
  • 스카우팅 변화: 과거에는 훌륭한 타격 능력에 약간의 수비 약점은 시프트로 보완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면, 이제는 수비 범위가 좁은 내야수는 미래에 큰 약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육성 순위가 밀리게 됩니다.

유령 시프트(Phantom Shift)의 KBO 버전

MLB에서 규정의 경계를 활용하는 미세 시프트가 유행하듯, KBO에서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수비 효율을 내는 전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 내야 깊이 조절: 1루수가 베이스를 비워두고 평소보다 깊숙이 위치하여 땅볼 타구를 미리 처리하거나, 2루수가 규정상 허용되는 잔디 경계선까지 최대한 치우쳐 서는 합법적인 '위치 조정'이 주요 전술이 됩니다.
  • 1루수 역할 확장: 1루수는 이제 타구 처리 외에, 내야진의 수비 깊이를 결정하고 외야수와 소통하는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KBO의 미래 전술: 외야가 내야를 돕는다

내야의 움직임이 제한되면, 외야 수비의 포지셔닝이 내야 수비의 공백을 채우는 핵심 전술이 됩니다.

외야 오버랩과 공간 분할

MLB처럼 KBO에서도 외야수들은 타자의 당겨치기 성향에 맞춰 극단적인 '오버랩' 전술을 사용합니다. 특히 펜스가 비교적 가까운 $\text{KBO}$ 구장에서 외야수의 포지셔닝은 단타를 2루타로, 2루타를 단타로 만드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 데이터 기반 움직임: KBO 구단들도 외야수의 수비 반경과 타구 속도/발사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어떤 각도와 깊이가 가장 높은 Out을 만들어내는지 파악합니다. 수비 코치들은 외야수들에게 '규칙적인 포지션' 대신 타자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포지션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투수와 수비의 유기적 연계

수비수들이 타구 경로를 미리 막기 어렵다면, 투수가 타구의 방향 자체를 통제해야 합니다.

  • 땅볼 투수의 가치: 시프트 금지 환경에서는 땅볼 유도형 투수(Groundball Pitcher)의 가치가 더욱 상승합니다. 땅볼은 뜬공에 비해 수비수가 움직이는 시간이 적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 새로운 투구 패턴: KBO 투수들은 이제 땅볼을 유도하기 위해 변형된 싱커나 투심의 구사율을 높이거나, 타자의 당겨치기 성향을 억제하기 위해 더욱 정교한 바깥쪽 코스 투구를 구사하도록 훈련받고 있습니다.

KBO 야구의 새로운 기준: 분석가들의 결론

MLB의 시프트 금지 규정은 KBO가 기존의 수비 관행과 선수 평가 시스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들의 결론은 명확합니다. KBO에 시프트 금지 규정이 도입되든 안 되든, 미래의 내야는 타고난 수비 범위와 순간적인 민첩성을 가진 선수들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KBO 구단들은 이 새로운 기준에 맞춰 유소년 육성 단계부터 수비 기초와 운동 능력을 최우선으로 평가하며, 한국 야구의 수비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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