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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

"새들의 습격!" 탐스럽던 사과가 ...

ohara 2025. 11. 1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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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무르익고 과일들이 탐스러운 색깔을 뽐낼 때, 농부들의 마음은 기쁨과 동시에 깊은 한숨으로 가득 찹니다. 병충해와의 싸움도 고되지만, 가장 무서운 건 바로 야생 동물 연합군의 습격이기 때문이죠!

특히 저도 "에이, 까치나 참새가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어?" 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골집 사과밭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는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탐스러웠던 사과가 한순간에 '구멍 뚫린 치즈'로 변하다

시골집 마당 한쪽에 있는 사과나무에 익어가는 사과들을 보며 흐뭇해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며칠 후, 사과나무 앞에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 처참한 현장: 멀쩡했던 사과 대부분이 깊숙이 파여 있었습니다. 한 입만 먹고 간 것이 아니라, 아예 과육을 파먹고 즐긴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 용의자 추정: 범인은 바로 까치였습니다. 사과 표면에 선명하게 남은 날카로운 부리 자국! 한두 마리가 아니었습니다. 마치 사과가 뷔페라도 되는 양, 잔치를 벌이고 떠난 모습이었습니다.
  • 피해의 규모: "새들이 얼마나 먹을까?"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사과 전체가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한 마리가 아니라 집단으로 와서 포식을 하고 나면, 그 피해는 전멸 수준에 가깝습니다.

새들은 배를 채우는 것 외에도, 과일의 씨앗 주변의 당도 높은 과육을 파 먹는 습성이 있어 상품 가치가 완전히 떨어지게 만듭니다. 농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손해인 거죠.

 

 까치만이 아니다! 

까치의 피해도 엄청나지만, 과수원의 평화를 깨뜨리는 야생 동물은 이들만이 아닙니다. 익어가는 과일을 노리는 '탐욕스러운 삼대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멧돼지: 익어 땅에 떨어진 사과나 배를 먹기 위해 과수원 울타리를 부수고 들어옵니다. 그 과정에서 나무 뿌리를 파헤치고 땅을 짓밟아 농사를 망치는 주범입니다. 사과를 '사냥'이 아니라 '흡입'하는 수준입니다.
  • 까치 & 직박구리 : 가장 흔한 새 피해자입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와 가장 잘 익은 과일을 골라 쪼아 먹고 도망갑니다. 피해는 작아 보여도, 그 숫자가 엄청나 피해 면적이 넓습니다.
  • 고라니: 과일 자체를 먹기도 하지만, 특히 어린 가지나 잎을 뜯어 먹어 과일나무의 생장을 방해합니다.

결국, 과일이 익는다는 것은 농민에게는 수확의 기쁨이 아닌, 야생 동물과의 전쟁이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새 쫓는 장치의 독창적 진화!

이제 과수원에 왜 그렇게 많은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는지 이해가 되시죠? 단순히 무서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들의 절박한 생존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새들을 쫓는 장치들도 시대에 따라 독창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블링블링 반짝이 (시각적 위협):
    • CD & 반사 테이프: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바람에 흔들릴 때 발생하는 불규칙한 빛 반사가 새들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낮 시간대에 특히 효과적!)
  • 허수아비(형태의 변화):
    • 움직이는 허수아비: 고정된 허수아비는 새들이 금방 적응합니다. 최근에는 팔이 움직이거나, 사람이 나타나는 것처럼 돌연적인 움직임을 주는 장치들이 인기입니다.
  • 음향 공격 (청각적 위협):
    • 맹금류 울음소리 스피커: 까치나 직박구리가 무서워하는 매나 올빼미의 울음소리를 주기적으로 송출합니다. (다만, 이웃 주민과 새들이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 그물망 방어선 (물리적 차단):
    • 방조망: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과수원 전체를 촘촘한 그물로 덮어 물리적으로 접근을 차단합니다. 초기 비용은 들지만, 피해를 가장 확실하게 줄일 수 있습니다.

농민들은 이처럼 끊임없이 야생 동물과의 지혜 싸움을 벌이며, 땀 흘려 키운 귀한 과일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노고를 기억하며

맛있는 과일 한 조각을 입에 넣을 때, 우리는 그 달콤함 뒤에 숨겨진 농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을 잊곤 합니다. 병충해, 기후 변화, 그리고 까치 떼와 멧돼지 같은 야생 동물까지... 농민들은 수확의 계절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이번 가을, 혹시 과수원을 지나가다 반짝이는 CD나 기괴한(?) 소리를 내는 장치를 보신다면, "이것이 바로 농민들의 필사적인 수확 전쟁터구나!" 하고 잠시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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