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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시장에서 만난 음악 타임슬립, 레코드 가게 아이러브뮤직

ohara 2025. 9. 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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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여행하다 보면 다양한 매력을 가진 장소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국제시장은 언제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입니다. 길게 늘어선 상점들, 골목골목을 채운 사람들의 활기, 그리고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풍경. 이번에 저는 그 속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레코드 가게 ‘아이러브뮤직’에 들른 순간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꼭 기록하고 싶은 추억이었고, 혹시 여러분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오래된 LP부터 최신 음반까지, 음악의 보물창고

늦은 아침을 먹을 생각으로 국제시장에 갔는데 오랫만에 레코드가게가 보였습니다. 요즘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다보니 레코드 가게를 보기가 어렵잖아요. 예전엔 학교앞에 한군데 정도는 있었는데 말이죠. 그냥 지나칠까 하는데 주인아저씨께서 들어와 구경하라고 하셔서 들어갔습니다. 입구에서 최신 아이돌 음반들을 보고 보고 돌아서려는데 안에 들어가면 LP도 많이 있다는 주인아저씨 말씀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안에 들어가니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것 같았습니다. 한마디로 보물창고였습니다. 좁지 않은 공간 안에는 크고 작은 레코드와 음반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 종류가 정말 다양했습니다. 최신 K-POP 아이돌 앨범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빛바랜 중고 LP까지… 마치 음악의 타임라인이 한자리에 모인 듯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LP 특유의 묵직한 질감과 커다란 자켓을 보는 순간, 저는 잠시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래전 제 방 한구석에서 작은 턴테이블로 음악을 들으며 상상에 빠지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스트리밍이 당연한 세상이지만, 레코드를 만지며 느끼는 그 아날로그 감성은 여전히 특별했습니다.


세대를 이어주는 음악, 딸과의 공감

이번 방문에서 가장 뜻깊었던 순간은 딸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산울림의 음악을 깊게 알지 못했는데, 뜻밖에도 딸이 먼저 “이 노래 알아!” 하며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세대를 건너 여전히 울림을 주는 노래의 힘이란 대단하구나 싶었죠.

저와 딸이 함께 같은 음악을 들으며 눈빛을 마주친 그 순간, 단순히 ‘좋은 노래를 들었다’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음악이 서로의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와는 다른 세상을 사는 줄만 알았던 딸과, 이렇게 공감의 지점을 발견한다는 건 부모로서 정말 큰 기쁨이었습니다. 

놀라운건 노래 제목을 얘기 하니까 주인아저씨께서 그건 산울림 앨범이 아니라 김창환 1집에 있는 노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아마도 아주 오랜시간동안 음악과함께 이곳에 계셨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간이 주는 감성, 그리고 특별한 추억

‘아이러브뮤직’ 안에서는 단순히 음반을 고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가게 안에 흐르는 음악, 중고 LP에서 풍기는 특유의 종이 냄새, 그리고 사장님이 들려주시는 짤막한 음악 이야기들까지… 이곳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 공간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딸과 함께 LP 자켓을 펼쳐보며 “이때는 이런 스타일이 유행했나 봐” 하고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특별했습니다. 저는 음악을 ‘추억’으로, 딸은 ‘새로운 발견’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는데, 그 차이에서 오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다시 찾고 싶은, 시간 여행 같은 가게

부산 국제시장에서의 하루는 언제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지만, 이번 여행에서 ‘아이러브뮤직’은 특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최신 음반과 오래된 LP가 공존하는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음악이 주는 세대 간의 연결, 추억의 환기, 새로운 감성의 발견을 선물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음에 부산을 다시 찾는다면 저는 또다시 이곳을 들러 새로운 음반을 고르고, 딸과 함께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국제시장에서 꼭 한 번 ‘아이러브뮤직’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음악이 주는 힘, 그리고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공감의 순간을 기록하면서, 문득 글을 쓰는 일도 음악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나누는 일, 그리고 그 안에서 공감을 발견하는 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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