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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생활

옥수수 박수칠때 떠난다?!

ohara 2025. 9. 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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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자신을 태워 열매를 맺는가

무더위가 한풀 꺾인 가을의 문턱, 우연히 옥수수 밭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여름 내내 무성했던 푸른 잎들은 온데간데없고, 누렇게 말라버린 옥수수 대들만이 앙상하게 서 있었습니다. 수확한 후 밑둥을 자른건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자세히보니 옥수수열매가 없는 건 말라죽었지만 아직 수확하지않은 옥수수들은 여전히 생생했습니다. 마치 생명을 다한 듯한 모습에 저는 '벌써 죽었나?' 하는 단순한 의문을 품었습니다. 밭에 서서 한참을 생각하다, 저는 이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와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수확 후 옥수수는 왜 죽을까?

옥수수는 자신의 모든 생명 에너지를 이 열매에 쏟아붓습니다. 옥수수 알갱이들이 튼실하게 영글어 갈수록, 옥수수대는 자신의 줄기와 잎에 저장된 모든 영양분을 열매로 옮겨줍니다. 마치 한 가족이 자녀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듯, 옥수수 식물은 오로지 종족 번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입니다. 마침내 알갱이들이 완벽하게 영글면, 옥수수대는 그 역할을 다한 것처럼 서서히 생명 활동을 멈춥니다.

위대한 희생,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

옥수수 수확이 끝나고 난 뒤 밭에 남은 누런 옥수수 대와 마른 잎사귀들은 바로 이러한 자연의 경이로운 순환을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제가 처음 보았을 때 쓸쓸해 보였던 그 모습은, 사실 다음 세대의 탄생을 위한 위대한 희생이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옥수수 밭의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였습니다. 앙상한 줄기들은 더 이상 죽음의 상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속에는 수많은 옥수수 알갱이를 탄생시키고, 그 생명력을 고스란히 다음 세대에 전달한 위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 작은 식물이 자신을 모두 불태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모습에서, 저는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농작물 하나에도 이토록 깊은 의미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풍요로운 열매를 선물한 뒤, 미련 없이 생을 마감하는 옥수수. 옥수수 밭의 비밀은 제게 자연의 위대함과 생명의 신비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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