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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비밀 병기' 피치컴(PitchCom) 완전 정복

ohara 2025. 11. 2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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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비밀 통신병'.  투수와 포수, 이제는 말로 통한다?

야구 경기를 보다가 투수가 모자에 납작한 기계를 넣거나 공을 던지기 전 미트를 귀에 대고 소리는 듣는 모습, 포수가 손목 또는 허벅지에 찬 장비를 누르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바로 현대 야구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비밀 통신 장비', 피치컴의 등장입니다!

과거에는 복잡한 손가락 사인으로 구종과 코스를 주고받던 투수와 포수. 하지만 이제는 마치 이어폰을 낀 것처럼 '말로' 소통하며 경기를 풀어갑니다. 피치컴은 사인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야구의 판도를 바꾸고 경기의 재미를 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피치컴이란 무엇인가? 

피치컴은 야구 경기 중 투수와 포수가 구종 및 코스 사인을 전자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무선 통신 장비입니다.

  • 핵심 기능: 포수가 손목 또는 허벅지에 착용한 송신기를 통해 구종과 코드를 입력하면, 투수의 모자 안에 부착된 수신기를 통해 해당 정보가 음성으로 전달됩니다.
  • 주요 목적:
    • 사인 훔치기(Sign Stealing) 방지: 상대 팀이 아웃필드나 더그아웃에서 투수-포수 간의 사인을 훔쳐 타자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합니다. 이는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 이후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 경기 템포 가속화: 복잡한 손가락 사인을 확인하고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투구 간격을 단축하고 경기 템포를 빠르게 합니다.

피치컴의 탄생과 도입 배경 

피치컴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피치컴(PitchCom LLC)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했습니다. 2021년 마이너리그에서 처음 시험 운영을 거쳐, 2022시즌부터 메이저리그(MLB)에 공식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KBO리그에는 2023시즌부터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습니다.

1.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그림자:

피치컴 도입의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입니다. 당시 애스트로스는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 팀의 사인을 훔쳐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은 야구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MLB 사무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2. 경기 시간 단축의 필요성:

피치 클락 도입 배경과 유사하게,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경기 시간도 피치컴 도입의 한 원인이었습니다. 복잡한 사인 때문에 투구 간격이 길어지는 것을 줄어드는 것을 줄이고, 좀 더 역동적인 경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피치컴 개발로 이어진 것입니다.

피치컴, 어떻게 작동할까? 

피치컴 시스템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1. 포수 송신기(Catcher Transmitter): 포수가 주로 손목 또는 허벅지 부분에 착용하는 작은 장치로, 여러 개의 버튼이 있습니다. 포수는 이 버튼들을 조합하여 구종(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과 코스(몸쪽, 바깥쪽, 높은 코스 등)를 선택합니다. 허벅지 부분에 착용하는 송신기는 타격 시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은밀하게 사인을 보낼 수 있도록 고안된 형태입니다.
  2. 투수 수신기(Bone Conduction Receiver): 투수의 모자 안쪽에 부착되는 작은 장치입니다. 포수가 송신기로 입력한 정보가 이 수신기를 통해 음성 신호로 변환되어 투수의 귀로 전달됩니다. 일반 이어폰과 달리 뼈를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골전도'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여, 주변 소음 속에서도 명확하게 사인을 들을 수 있습니다.
  3. 내야수 수신기(Optional Receivers): 일부 내야수들도 수신기를 착용하여 투수의 구종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수비 위치를 미세 조정하는 데 활용하기도 합니다.

피치컴은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여러 주파수를 사용하여 혼선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사인을 전달합니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복잡한 경기장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합니다. KBO경기를 보면 종종 피치컴의 고장으로 오히려 시간이 지연되기도 합니다. 야구팬들은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만들면 그런 번거로움이 사라질거라는 우스겟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허가 아직 풀린게 아니기때문에 당분간은 미국 피치컴의 기계를 사용해야할 것 같습니다. 

손 사인은 이제 안녕? 피치컴 시대의 사인 문화

"피치컴 사용 이후엔 손으로 하는 사인은 서로 주고받지 않는 건가요?"

정답은 "아니요,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피치컴은 기본적으로 구종과 코스 사인을 전달하는 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손 사인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 피치컴 고장 또는 배터리 방전: 기계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예기치 않은 상황 발생 시 백업 수단으로 손 사인이 필요합니다.
  • 복잡한 수비 시프트나 전술 지시: 투수-포수 간의 사인 외에 내야수나 외야수에게 전달해야 하는 복잡한 수비 시프트, 번트 수비 등의 전술적인 지시는 여전히 손 사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투수와의 교감 및 템포 조절: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 투수의 어깨를 다독이거나, 미묘한 표정 변화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인간적인 교감'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또한, 경기 템포를 일부러 늦추거나 투수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해 고의적으로 손 사인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투수의 선호: 일부 투수는 기계적인 음성보다는 포수의 손가락 사인을 보고 직접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포수는 투수의 선호에 맞춰 피치컴 사용 여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치컴은 메인 사인 전달 수단이 되었지만, 손 사인이 보조적인 수단이자 전통적인 야구 문화의 일부로 여전히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피치컴이 야구에 미치는 영향 

  • 공정성 강화: 사인 훔치기 논란을 종식시키고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 경기 템포 개선: 피치 클락과 시너지를 내어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투구 간격을 줄여 경기의 흐름을 더욱 매끄럽게 만듭니다.
  • 투수-포수 관계 변화: 포수의 리드가 더욱 명확해지고, 투수는 사인 확인 부담 없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수비 전술의 진화: 내야수들이 구종을 미리 알고 수비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져, 더욱 정교한 수비 전술이 가능해졌습니다.
  • 새로운 재미 요소: 팬들은 이제 투수와 포수 간의 은밀한 교류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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