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팡이의 이런저런 소중한 이야기

Global Life & Economy Archive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즐거운생활/틈내서 세계여행

네 번째 상하이, 동방명주도 반했다! 역대급 변화와 발전 속에서 느낀 미지의 감동 (ft. 대전 엑스포)

ohara 2025. 9. 28. 06:46
반응형

 

"중국은 무섭도록 발전하는구나."

상하이를 처음 방문했던 20여 년 전, 황푸강변에 즐비한 마천루들을 보며 제가 느꼈던 감정은 경외심을 넘어선 '두려움'이었습니다. 베이징(北京)이 고색창연한 역사의 무게를 보여줬다면, 상하이(上海)는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중국의 잠재력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했죠.

그리고 이번, 네 번째 상하이 여행은 그 '잠재력'이 이제는 '현실'이 되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습니다. 낯익은 듯 낯선 거리, 세련된 문화 공간, 그리고 여전히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상하이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서울을 걷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죠. 물론 시민 의식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도시의 발전 속도는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듯했습니다.

 


푸동(浦东)의 스카이라인: '생뚱맞음'에서 '경이로움'으로

상하이의 상징이자 발전의 아이콘, 바로 동방명주(东方明珠电视塔, Oriental Pearl TV Tower)입니다.

동방명주, 그 위대한 변신

처음 동방명주를 봤을 때 솔직히 좀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지 않던 시절, 홀로 우뚝 선 그 모습이 어딘가 어색했거든요. 마치 뜬금없는 UFO가 내려앉은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름도 '동방을 비추는 구슬?' 너무 오글거리는것 같고 색깔도 너무 촌스러운거 아닌가 싶고 말이죠. 하지만 이번에 다시 찾은 동방명주는 전혀 달랐습니다.

  • 마천루의 숲: 동방명주를 중심으로 상하이 타워(上海中心大厦), 진마오 타워(金茂大厦), 세계금융센터(上海环球金融中心) 등 수많은 초고층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면서, 이제 동방명주는 푸동 스카이라인의 완벽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독특한 디자인이 주변 빌딩들과 어우러져 더욱 돋보이는 포인트가 된것 같습니다. 
  • 인증샷 성지: 황푸강 건너편 와이탄(外滩)에서 바라보는 푸동의 야경은 여전히 장관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수많은 인파가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 있었는데, 대부분이 중국인이었습니다. 아마 동방명주는 그들에게 단순한 랜드마크를 넘어 경제 성장과 자부심의 상징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아 특정 구역에서는 통행 방향을 규제하기까지 했는데, 그들의 열정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밤하늘을 수놓는 빛의 향연

 

밤이 되면 푸동의 빌딩들은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동방명주의 핑크빛 구슬은 물론, 주변 빌딩들의 다채로운 빛깔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하죠. 마치 도시 전체가 거대한 예술 작품이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상하이가 '밤이 아름다운 도시'라는 찬사가 절로 이해되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만나는 '선진국' 상하이

 

이번 상하이 여행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제 중국이 단순한 개발도상국을 넘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음을 도시 곳곳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민 의식 개선은 여전히 과제지만, 도시 인프라와 서비스 수준은 이미 우리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깨끗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지하철 시스템은 더욱 확장되고 깔끔해졌습니다. 처음 상하이에 왔을 때는 다소 복잡하고 낡은 느낌도 있었는데, 이제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고 내부도 쾌적하여 이용하기 매우 편리했습니다. 앱을 통한 결제 시스템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교통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편리함은 놀라웠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보급들이 잘되어 있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교통비 결제가 가능하지만 그건 자국민들의 얘기지 관광객들은 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중국은 위쳇앱을 깔아서 국내은행계좌나 여행카드계좌로 연결해서 결제할 수 있는게 너무 편리했습니다. 이제 중국여행때 현금 환전은 필요없었습니다.

🛍️ 세련된 쇼핑과 외식 문화

 

새롭게 개발된 상업 지구들은 마치 서울의 주요 상권을 옮겨 놓은 듯 세련되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유명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중국 자체 브랜드들의 디자인과 품질도 눈에 띄게 발전했습니다. 카페와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는 감각적이었고, 메뉴 구성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들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작권과 관련된 인식은 해도 너무한것 같습니다. 가짜 디즈니캐릭터는 물론 요즘 선풍적인 인기가 있는 '라부부'도 진짜를 찾는게 오히려 더 힘드니까요. 우리나라 카카오 캐릭터도 무단으로 도용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인식의 변화는 경제적인 발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색다른 맛, 쌀 음료와 아이스크림

 

여행 중 쌀로 만든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맛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 쌀 음료: 맛은 마치 우리나라의 '아침햇살' 음료와 매우 흡사했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하며, 쌀 특유의 부드러운 목 넘김이 인상적이었죠. 전통 디저트를 현대적인 음료로 재해석한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 쌀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은 예상외로 담백하고 고소했습니다. 일반적인 우유 아이스크림처럼 진한 단맛보다는, 쌀의 은은한 풍미가 느껴져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특히 매력적일 것 같았습니다.

이런 디저트들 역시 중국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식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작은 예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천공항이 아닌 상하이 공항에서 만난 '대전'

상하이 푸동 국제공항(上海浦东国际机场, Pudong International Airport)에 착륙하자마자,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의외의 풍경이었습니다. 공항 내부에 '대전시'를 홍보하는 전시물이 가장 먼저 보였기 때문입니다.

  • 엑스포 교류의 흔적: 이는 매우 흥미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상하이는 2010년 월드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대전은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개최했던 도시입니다. 아마 두 도시 간의 엑스포 관련 교류 협력 또는 자매결연 도시로서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도시 간 연결고리: 상하이 같은 거대 도시의 관문에서 한국의 도시를 만나니 괜스레 반갑기도 하고, 도시 간의 국제적인 연결고리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상하이가 단순히 자국의 발전만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 속에서 상생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상하이, 미래를 향해 계속 진화하다

이번 상하이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을 넘어, 급변하는 중국의 현실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였습니다. 20여 년 전 '무섭다'고 느꼈던 발전의 속도는 이제 '놀랍다'는 감탄으로 바뀌었고, 도시의 세련됨과 편리함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도 있지만, 상하이는 그 모든 것을 덮을 만큼 강력한 활력과 미래 지향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상하이의 역동적인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다음 방문 때는 또 어떤 놀라움으로 저를 맞이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