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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국제공항, 척박함 속에서 피어난 거대한 '에코 건축'의 비밀

ohara 2025. 9. 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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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함 속에서 피어난 푸른 비행장: 이스탄불 국제공항, 자연을 품다!

터키 여행의 시작과 끝, 어쩌면 잠깐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일 수도 있는 이스탄불 국제공항(Istanbul Airport, IST).  흔히 '척박한 자연환경'이라 생각하는 튀르키예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식물 반, 건물 반' 같은 인상적인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보통 공항은 유리와 철골, 콘크리트의 차가운 만남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그 자체로 거대한 '미래형 에코 건축'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문명 교차로의 새로운 상징, IST의 압도적인 스케일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장소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대한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곳은 개장과 동시에 엄청난 규모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죠.

놀라운 사실 몇 가지를 짚어보자면:

  •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지붕 터미널: 메인 터미널은 단일 지붕 아래 건설된 공항 건물 중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 거대한 공간이 주는 압도적인 개방감은 실제로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죠.
  • 유럽 최다 승객 처리: 현재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로, 수많은 국제선이 이곳을 경유하며 세계를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공항에 매료된 진정한 이유는 이런 숫자들이 아닙니다. 바로 건축 디자인에 스며든 '자연과 문화'의 조화 때문이었습니다.


"식물 반, 건물 반" – 척박함을 이겨낸 건축의 비밀

튀르키예 하면 건조하고 황량한 자연환경이 떠오릅니다. 저만 그런걸까요? 하지만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그 편견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공항의 내부보다도 외부의 거대한 디자인에서 저는 강렬한 '자연친화적'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건축물 자체가 숨을 쉬고, 주변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려는 듯한 인상이었죠.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이스탄불 공항의 디자인 컨셉은 도시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건축적 특성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건축가가 의도한것을 제가 느꼈다니 매우 성공적인 건축인것 같습니다. 

자연광의 마술: 빛의 향연이 펼쳐지는 내부

공항 내부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 중 하나는 자연 채광을 극대화했다는 점입니다. 거대한 아치형 지붕에는 채광창이 뚫려 있어, 낮 동안 자연광이 터미널 전체로 스며듭니다. 이 빛은 마치 오스만과 이슬람 건축의 돔형 지붕에서 영감을 받은 듯하며, 햇빛이 바닥에 닿을 때 터키 국장(Emblem)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으로 드리워진다는 것은 설계 단계부터 의도된 아름다운 장치입니다. 이렇게 들어오는 자연광은 탑승객의 방향 감각을 돕는 동시에, 실내를 밝고 생기 있게 만들어 마치 외부의 햇살 아래 있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외부 디자인의 핵심: 지속 가능한 건축

터미널 건물은 LEED Gold 인증(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을 획득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LEED 인증 건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 인증은 친환경 건축물에 부여되는 것으로, 이스탄불 공항이 얼마나 환경을 생각했는지 보여줍니다.

  • 녹지 공간과 목재 사용: 공항 내부 곳곳에 배치된 녹지 공간(Greenery)과 목재 빔(Wooden Beams)은 딱딱한 공항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완화시키고, 친환경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 지붕 돌출부(Vault Extension): 건물의 남쪽 정면을 따라 거대한 캐노피처럼 돌출된 지붕은 건물을 덮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디자인적인 요소일 뿐만 아니라, 뜨거운 기후에서 햇빛을 가리고 열 흡수를 제한하는 수동 냉각(Passive Cooling) 기능을 수행한다고 합니다. 그 결과, 공항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시원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나무의 그늘 아래 있는 듯한 느낌을 주죠!

터키의 상징이 된 '튤립' 관제탑과 숨겨진 보물들

이스탄불 공항에는 재미있는 랜드마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항공교통 관제탑(Air Traffic Control Tower)입니다. 이 관제탑은 튀르키예의 국화(National Flower)이자 우아함의 상징인 '튤립(Tulip)' 모양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보통 튤립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네덜란드죠. 그런데 네덜란드에 튤립을 최초로 전달한게 튀르키에라는것 알고 계시나요? 심지어 튤립은 튀르키예의 국화랍니다. 다음 포스팅은 튤립에 대해 찾아봐야겠습니다. 어떻게 튤립이 네덜란드를 대표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지네요. 본론으로 돌아와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인 스튜디오인 피닌파리나(Pininfarina)와 AECOM이 설계하여 국제 건축상을 수상할 정도로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합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거대한 꽃봉오리가 하늘을 향해 피어나는 듯하죠.

또한, 이스탄불 공항은 환승 공간을 넘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공항 박물관: 1,000제곱미터 규모의 튀르키예 최대 공항 박물관에서는 튀르키예 전역 29개 박물관에서 엄선된 300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어, 환승객들에게 터키의 깊은 역사와 고대 보물을 엿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 보스포루스에서 영감을 받은 면세점: 면세 구역은 이스탄불의 상징인 보스포루스 해협(Bosphorus Strait)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으며, 이스탄불의 동네 이름을 딴 구역들로 나뉘어 있어 쇼핑객들에게 마치 도시를 걷는 듯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은 튀르키예의 역동적인 미래를 상징하는 거대한 건축물이자, 동시에 자연과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존경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됩니다. 겉모습은 차가운 콘크리트일지라도, 그 안에는 따뜻한 햇살과 푸른 자연의 아이디어가 숨 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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