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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베르쉬르 우아즈, 고흐의 마지막 흔적을 따라 걷다

ohara 2025. 9. 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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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에서 파리로 향하는 길, 잠시 발걸음을 멈춰 찾은 작은 마을 오베르쉬르 우아즈(Auvers-Sur-Oise).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지만, 이곳은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한 번쯤 꼭 들르고 싶어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바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생의 마지막 나날을 보낸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고흐때문에 찾아간 마을이지만 가장먼저 맞이 하는건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화가 샤를 프랑수아 도비니였습니다. 

샤를 프랑수아도비니 흉상 사진
샤를 프랑수아도비니 흉상

고흐의 그림 속 장소를 직접 걷는 경험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건, 곳곳에 세워진 패널들입니다. 패널에는 고흐가 그린 그림들이 실제 풍경 위에 전시되어 있어, 그림 속 배경과 지금의 모습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습니다. 마치 고흐가 내 앞에 서서 붓질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작품을 따라 걷다 보면,‘오베르 교회(Église d’Auvers)’와 같은 명작의 실제 풍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화가들이 그린 교회지만, 고흐의 붓질만큼 강렬하게 남아 있는 이미지는 없었습니다.

오베르 교회 사진

고흐의 마지막 방과 도비니의 집

마을 중심부에는 고흐가 생애 마지막 두 달을 머물렀던 ‘오베르 여인숙(Auberge Ravoux)’이 있습니다. 여전히 2층에 그의 방이 보존되어 있는데, 단출하고 소박한 공간이지만 한 예술가의 절박한 내면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했습니다. 그곳에 서 있으면, ‘그가 왜 이곳에서 붓을 놓아야 했을까’ 하는 묵직한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마을에는 사를 프랑수아 도비니(Charles-François Daubigny)가 살던 집도 남아 있습니다. 도비니의 아틀리에에는 당시 그의 흔적과 더불어,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예술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어 고흐뿐 아니라 시대 전체의 예술적 공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술가들의 안식처 같은 마을

고흐만이 아니라 폴 세잔(Paul Cézanne), 카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ro), 앙리 루소(Henri Rousseau) 등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마을 자체가 거대한 야외 미술관처럼 느껴졌는데, 조용히 걷기만 해도 작품 감상과 산책을 동시에 즐기는 묘한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골목길조차 그림의 한 장면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고흐의 작품과 그 골목

이골목 그림 정면에 보이는 계단이 아직도 그대로 인데 나무들이 자라서 사진에서 잘 안보입니다. 그러나 왼쪽엔 아치형의 문도 그대로고, 그림과 시선이 좀 차이가 나게 사진을 찍어서 그런가 좀 달라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집도 그대로고 계단도 그대로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다

고흐그림과 배경이된 호텔

교회인가 했더니 호텔 고흐가 이호텔을 그린그림이 오른쪽아래^^ 이렇게 고흐의 그림이 등장하는 곳엔 그의 작품이 안내되어 있습니.

고흐의 마을로 알려진 만큼 고흐와 관련된 것들을 마을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고흐 동상 사진
고흐의 동상
오베르 우와즈 벽화
고흐의 그림을 한곳에 모아놓은 벽
오베르쉬즈우아르

마을 자체가 마치 고흐의 작품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고흐의 무덤, 그리고 깊은 여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고흐가 동생 테오와 함께 잠든 묘지였습다. 푸른 담쟁이가 덮여 있는 단순한 무덤 앞에 서 있자, 가슴이 먹먹해졌습다. 마을 전체가 마치 고흐를 기억하기 위해 존재하는 듯했고, 그가 끝내 완성하지 못한 삶을 지금의 우리가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짧은 들름이었지만, 오베르쉬르 우아즈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예술과 삶, 그리고 인간의 고뇌’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루앙에서 파리로 가는 길에 우연히 들렀지만, 이 작은 마을은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여행지가 되었습다.

고흐와 그 동생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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