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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다시 만난 베르사유궁전: 상업적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

ohara 2025. 9. 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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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시 만난 베르사유 궁전, 변함없는 아름다움과 달라진 풍경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긴 세월 동안 나는 많은 것이 변했지만,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베르사유 궁전은 여전히 그 자리에 굳건히 서 있었습니다. 10여 년 만에 다시 찾은 베르사유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풍경으로 나를 맞이했습니다. 그때의 추억을 더듬으며, 달라진 점과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이번 방문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 만남, 그리고 달라진 세상

처음 베르사유를 방문했던 그때는 젊음의 혈기로 가득 차 있었고, 호기심이 가득했었습니다. 관광객이 많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직접 마주한 궁전의 규모와 인파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10년 전과는 또 다른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최근 많은 나라들이 그렇듯 여러이유에 따른 테러 위협으로 인해 경계가 매우 삼엄해진 탓이었습니다. 궁전 입구에선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운 보안 검문이 진행되었고, 심지어 실탄이 장전된 기관총을 든 군인들이 곳곳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예술품들 사이로 보이는 군인들의 모습은 조금 낯설었지만, 동시에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변함없는 아름다움, 그러나 조금 더 상업적으로

입구의 삼엄한 경계를 뚫고 들어선 궁전 내부는 10년 전과 변함없이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루이 14세가 건설한 이 궁전은 바로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며,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화려한 금빛 장식과 정교한 조각들, 그리고 천장을 가득 채운 웅장한 프레스코화는 여전히 눈부셨습니다. 특히, 베르사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거울의 방(Galerie des Glaces)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벽면을 가득 채운 거울들이 빛을 반사하며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예전과 다른 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10년 전에는 관광객들이 벽에 낙서처럼 남겨놓고 간 각국의 언어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꾸준한 청소와 관리가 이루어진 덕분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궁전 내부에 화장실이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카페가 새롭게 생겨난 점도 달라진 풍경 중 하나였습니다. 이전에 없던 편의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방문객들의 편의는 증진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더 상업적으로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또한, 궁전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현대 미술 작품들은 고전적인 궁전의 분위기와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도, 때로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베르사유궁전 거울의방


베르사유 정원: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품

궁전 내부를 둘러본 후, 드넓은 베르사유 정원(Jardins de Versailles)으로 향했습니다. 베르사유 정원은 궁전만큼이나 유명한 곳으로, 프랑스식 정원 예술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드넓은 정원은 기하학적인 형태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잘 다듬어진 나무와 아름다운 분수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10년 전에는 미처 다 둘러보지 못했던 정원 구석구석을 여유롭게 산책하며,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베르사유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랑 캐널(Grand Canal) 주변을 거닐며 바라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뱃놀이를 즐기고 있었고, 잔잔한 수면에 비치는 푸른 하늘과 궁전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10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눈에 담으며, 베르사유는 단순히 궁전이 아니라 자연과 건축,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거대한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10년의 시간, 그리고 베르사유의 미래

10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세계는 더 복잡해졌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베르사유 궁전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었습니다. 보안은 더욱 강화되었고, 편의시설은 늘어났으며, 현대적인 예술품들이 고전적인 공간에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사유의 본질적인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루이 14세의 꿈과 예술혼이 깃든 이 공간은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10년 후, 베르사유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이할까? 그때도 나는 이 아름다운 궁전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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