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남부의 숨은 보석
야자수 도시, 엘체(Elche)
알리칸테에서 기차로 30분 정도만 가면 만날 수 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야자수 숲(Palmeral de Elche)을 품고 있는 정말 독특한 도시랍니다. 야자숲은 페니키아인들이 심은 야자수를 아람인들이 잘 가꾸어 규모를 확장시켜놓은 것이라고 하네요. 유럽에서 야자수를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매우 색다른 느낌입니다. 이슬람의 관개시설덕에 척박했던 이도시가 지금은 감귤 무화과 아몬드 대추를 포함한 농산물을 생산해 내는 농업생산단지로 발전해 있으며, 특히 스페인의 석류의 85%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엘체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는 건 도시 곳곳을 가득 메운 야자수들이에요. 길을 걷다 보면 ‘내가 지금 정글에 온 건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도시 전체가 초록빛으로 가득해요. 특히 팔메랄 공원은 천천히 산책하기 딱 좋은 곳인데, 그 규모와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이유가 충분하더라고요.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야자숲은 드넓은 공원으로 고고학박물관과 붙어있고 어린이들의 자전거 면허시험장도 있습니다. 실제 교통상황을 체험하며 자전거 주행연습하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강남스타일을 틀어줄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었습다 ㅋㅋㅋ

엘체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엘체 대성당(Basílica de Santa María).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외관과 탑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야자수 숲의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어요. 이곳에서는 매년 8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엘체 성모승천극(Misteri d’Elx)도 열리는데, 전통과 신앙이 살아 있는 진짜 지역 문화 행사랍니다.



점심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작은 레스토랑에서 아로스 꼰 코스티야(돼지갈비가 들어간 밥요리)를 먹었어요. 진한 육수 맛이 일품이었고, 바삭한 빵과 올리브를 곁들여 먹으니 정말 최고의 한끼였어요.
엘체는 크지 않은 도시지만, 자연과 문화, 역사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에요. 관광객은 많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짜 스페인을 만날 수 있는 그런 도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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