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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노에서 '아따맘마 멜론'을 맛보다! 팜 토미타 라벤더(ft. 당도 15%의 비밀)

ohara 2025. 10. 2.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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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의 성지", "청량한 여름의 표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 곳, 바로 홋카이도(北海道)의 심장, 후라노(富良野)입니다. 드넓게 펼쳐진 꽃밭과 그림 같은 언덕, 그리고 상상 이상의 특별한 '맛'을 간직한 이곳은 제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제 머릿속을 맴돌던 만화 '아따맘마' 속의 그 비싼 멜론을 실제로 맛본 경험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후라노는 홋카이도 중앙, 후라노 분지에 위치한 도시와 그 주변 지역을 통틀어 일컫습니다. 풍부한 지형과 큰 일교차 덕분에 농작물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크게 두 가지 상징으로 유명합니다.

보랏빛 물결, 라벤더의 고향

 

후라노 하면 단연 라벤더입니다. 1940년대부터 재배되기 시작하여, 1970년대 후반 JR(일본철도) 달력에 팜 토미타(Farm Tomita)의 라벤더 밭 풍경이 실리면서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급부상했다고 합니다.

  • 팜 토미타(Farm Tomita): 후라노 라벤더의 성지입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이로도리 밭(彩りの畑)'으로, 라벤더 외에도 양귀비, 안개꽃, 금잔화 등 일곱 가지 색깔의 꽃이 언덕을 수놓아 마치 무지개 카펫처럼 펼쳐진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라벤더 에센셜 오일 증류 공장과 향수 제조실도 볼 수 있으며, 라벤더 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필수 코스입니다!
  • 개화 시기: 라벤더는 보통 6월 하순부터 피기 시작해 7월 중순에서 8월 초에 절정을 이룹니다. 이 시기에 후라노를 방문한다면, 코끝을 간지럽히는 라벤더 향과 눈앞에 펼쳐진 보랏빛 물결에 황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북쪽 나라의 드라마틱한 풍경

후라노는 일본의 국민 드라마였던 '북쪽 나라에서(北の国から)'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겨울에는 스키 관광의 명소로 변신하며, 주변의 비에이(美瑛)와 함께 드라마틱한 언덕과 전원 풍경을 자랑합니다. 낮과 밤의 큰 기온 차, 그리고 맑고 깨끗한 환경 덕분에 이곳의 농작물은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달고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따맘마' 멜론의 정체는? 후라노 멜론 이야기

이번 후라노 여행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후라노 멜론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아따맘마(あたしンち)'의 한 에피소드에서, 엄마가 아주 비싼 멜론을 선물 받고는 가족끼리 한 조각씩만 나눠 먹으며 그 맛에 감격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그 멜론이 바로 홋카이도의 특산품 중 하나인 후라노 멜론 또는 유바리 멜론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때 뭐 멜론가지고 저렇게 감동을 받는 거지? 하고 생각했던게 기억납니다. 아마도 일본사람들에게 홋카이도 멜론은 그만큼 귀하고 고급 식재료로 여겨진다는 것이겠죠?

멜론의 황홀한 맛, 당도 15%의 비밀

후라노 멜론은 홋카이도의 또 다른 명물인 유바리 멜론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멜론입니다. 후라노 지역의 멜론은 특히 평균 당도가 15% 내외로 매우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 놀라운 단맛의 비밀은 바로 후라노 분지의 큰 일교차에 있다고 합니다.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아 당분을 축적하고, 밤에는 낮은 기온 덕분에 이 당분이 소모되지 않고 과육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것입니다.

후라노 멜론은 크게 붉은 과육녹색 과육 두 종류가 있으며, 두 품종 모두 단맛이 강하고 과즙이 풍부합니다. 특히 붉은 과육 멜론은 진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녹색 과육 멜론은 우아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직판장에서 즐기는 멜론의 향연: 토미타 멜론 하우스

 

후라노에서는 멜론을 가장 신선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직판장들이 많습니다. 저는 팜 토미타 근처에 위치한 토미타 멜론 하우스(Tomita Melon House)를 방문했습니다. 거대한 멜론 모양의 간판이 인상적인 이곳은 그야말로 멜론 테마파크였습니다.

  • 갓 자른 멜론(カットメロン): 가장 먼저 맛본 것은 갓 자른 멜론이었습니다.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과즙과 폭발적인 단맛은 마치 달콤한 꿀물을 마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따맘마" 엄마가 왜 그렇게 귀하게 아꼈는지 단번에 이해가 가는 맛이었습니다.
  • 산타의 수염(サンタのひげ): 후라노 지역의 명물 디저트인 '산타의 수염'도 놓칠 수 없습니다. 멜론을 반으로 갈라 그 위에 풍성하게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올려주는 메뉴인데, 멜론의 신선함과 우유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룹니다. 이 외에도 멜론 빵, 멜론 타르트, 멜론 푸딩 등 다양한 멜론 디저트들을 맛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후라노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광활한 대지,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꽃과 맛있는 먹거리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여행지입니다. 특히 여름의 라벤더후라노 멜론의 조화는 오직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입니다. '아따맘마' 멜론을 만날 수 있었던 이 여행은 제게 홋카이도의 자연이 주는 최고의 미식 경험을 안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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