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래동화가 아닌 '실화'의 감동을 거닐다!

혹시 여러분은 어릴 적 교과서나 만화에서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읽거나 본 적 있으신가요? 콩 한 쪽도 나눠 먹을 기세로 밤마다 서로의 곳간에 볏단을 몰래 옮겨주던 그 따뜻한 이야기 말이죠. 저는 당연히 교훈을 주기 위해 지어낸 옛날이야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충남 예산에 위치한 의좋은 형제 공원에 다녀와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실존했던 형제의 이야기이며, 그 배경이 바로 이곳 예산군 대흥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저처럼 이 사실을 몰랐던 분들을 위해, 실존 인물의 집이 재현되어 있고 산책하기 좋게 조성된 이 특별한 공원 방문기를 공유해 드립니다!
'의좋은 형제'의 놀라운 비밀: 실화의 주인공들!

공원에 도착해서 안내판을 보기 전까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알던 그 이야기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고려 말부터 조선 초 세종 시대까지 이 예산군 대흥면에 살았던 이성만(형)과 이순(혹은 이숙, 아우) 형제의 실화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실화를 증명하는 '효제비'의 발견
이 이야기가 실화로 확인된 결정적인 증거는 바로 예산 이성만 형제 효제비의 발견입니다. 이 효제비는 형제의 지극한 효심과 우애를 기리기 위해 연산군 3년(1497년)에 왕이 정문(旌門)을 세워 표창하고 자자손손 모범되게 하라고 세운 비석입니다.
이 비석이 1970년대 예당저수지 축조 과정에서 물속에 잠겨 있다가 마을 주민들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임이 명백히 증명되었습니다. (현재 효제비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공원 속 재현된 '의좋은 형제 마을' 풍경

의좋은 형제 공원은 이성만, 이순 형제가 살았던 고려 말 조선 초의 마을 풍경을 아기자기하게 재현해 놓았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형제 집 재현: 공원 안에는 형 이성만의 집과 아우 이순의 집이 따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각 집 안에는 형제가 볏단을 나누던 이야기나, 가족이 함께 물레에서 실을 뽑는 모습 등 당시 생활상이 인형 조형물로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관아 거리와 비석 거리: 공원 한켠에는 당시 대흥현의 동헌과 옥사를 재현한 관아 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예당저수지 수몰 지역에 있던 비석들을 옮겨 놓은 비석 거리에서는 조선시대 현감들의 선정비 등 이 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추억의 놀이 공간: 물레방아, 널뛰기, 연자방아 등 옛 놀이 시설과 농기구를 재현해 놓은 조형물들이 있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합니다. 소달구지에 올라앉아 사진을 찍는 것은 필수 코스입니다!
잠시 멈춰 서서 즐기는 힐링 산책
의좋은 형제 공원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잘 정비된 공간 덕분에 잠깐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 잘 정비된 산책로: 공원 자체가 평탄하고 잘 조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거닐기 좋습니다. 형제가 밤에 볏단을 들고 마주쳤을 것 같은 정겨운 들길과 조형물들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형제애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 예산 슬로시티의 중심: 공원이 위치한 대흥면은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곳입니다.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이 마을의 분위기 덕분에 공원 자체도 매우 고즈넉하고 평화롭습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천천히 공원을 둘러보고 주변의 대흥동헌이나 예당호 출렁다리까지 함께 방문하는 코스를 추천드립니다.
- 주변 연계 관광: 공원 근처에는 국내 최장 길이의 예당호 출렁다리, 아름다운 봉수산 수목원, 그리고 백제 부흥 운동의 역사가 깃든 임존성 등 예산의 주요 관광지가 지근거리에 있어 함께 둘러보기에 매우 용이합니다.
예산 의좋은 형제 공원은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가 실화였음을 증명하고 형제애와 효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의미 깊은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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