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속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
체코 프라하에서 차를 타고 약 3시간을 달리면 도착하는 작은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 이름도 낯설고 길이도 조금 멀게 느껴졌지만, ‘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소도시’라는 말에 이끌려 여행 계획에 넣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은 마치 동화책 속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아름다움으로 제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첫인상, 빨간 지붕의 향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와!’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크룸로프는 빨간 지붕과 블타바 강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크룸로프 성, 동화 속의 성
도시를 대표하는 크룸로프 성은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어 마을 전체를 굽어보고 있었습니다. 성에 오르는 길은 조금 가파르지만, 올라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풍경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성 안에서는 중세 귀족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고, 특히 탑에 오르면 구불구불 흐르는 블타바 강과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숨이 멎을 듯했습니다. 붉은 지붕과 강이 만들어내는 곡선은 마치 유화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지요.
구시가지 골목 여행
체스키 크룸로프의 매력은 성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귀여운 상점, 아기자기한 카페, 수공예품 가게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습니다. 체코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니, 시간마저 천천히 흐르는 듯했습니다.
또한 거리 곳곳에는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작은 화랑과 공방이 많아,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그림과 수공예품을 구경하다 보니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강변 산책과 낭만적인 분위기
블타바 강은 도시를 휘감듯 흐르고 있었는데, 강가에 서서 물살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절로 차분해졌습니다. 여름에는 강에서 카약이나 뗏목을 타는 사람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제가 방문한 계절은 초가을이라 강변 산책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이었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과 빨간 지붕이 어우러져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맛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음식입니다. 맥주와 함께한 식사도 훌륭하고 전통 디저트도 매우 맛있었습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크지 않은 도시라 하루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가 너무나 진하게 남았습니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관광지의 복잡함 대신, 소박하고 따뜻한 아름다움이 제 마음을 감싸주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오고 싶은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곳을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프라하의 웅장함과는 또 다른, 작은 동화 속 마을 같은 체스키 크룸로프.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발걸음을 옮겨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분명히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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