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는 사바나의 고풍스러운 거리를 걷다 보면, 문득 독특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고전적인 양식의 건축물부터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건물까지, 마치 도시 전체가 거대한 갤러리처럼 느껴지죠. 이곳이 바로 명문 예술대학인 SCAD(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의 캠퍼스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바나의 예술 혼을 담고 있는 SCAD 미술관(SCAD Museum of Art)이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물
SCAD 미술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입니다. 1850년대에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역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현대적인 디자인의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붉은 벽돌의 옛 건물과 깔끔한 유리와 콘크리트가 어우러진 현대적인 증축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과거와 현재의 아름다운 공존을 보여줍니다. 이 건축물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SCAD가 추구하는 ‘혁신과 전통의 조화’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물 중앙에 자리 잡은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의 작품입니다. 빛과 공간을 활용하는 그의 작품은 방문객들에게 시각적인 경이로움을 선사하며, 미술관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깁니다. 내부로 들어갈수록 각기 다른 형태의 전시실들이 나타납니다. 특히, 예전 철도역의 흔적을 그대로 살린 벽돌 벽은 현대 예술 작품들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다양한 예술의 향연, 현대미술의 보고
SCAD 미술관은 주로 현대 예술(Contemporary Art)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회화, 조각, 사진, 영상,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전 세계의 신진 작가부터 거장들의 작품까지 다채로운 전시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여러 작가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SCAD의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졸업 전시회나 특별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이 미술관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들의 젊고 신선한 시각과 열정적인 작품들은 저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예술가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흐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캠퍼스, 예술의 흔적을 찾아서
SCAD의 독특한 점은 캠퍼스가 한곳에 모여있지 않고 사바나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캠퍼스처럼 느껴집니다. SCAD 미술관을 방문한 후, 저는 사바나 시내를 거닐며 SCAD의 또 다른 건물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오래된 극장을 개조하여 만든 강의실, 역사적인 건물을 재활용하여 만든 기숙사 등, SCAD의 모든 건물들은 그 자체로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건물 외관에 그려진 벽화나 설치된 조형물들은 이곳이 예술을 배우는 곳임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이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적 영감을 얻고,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부담 없이 즐기는 예술 여행
많은 여행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 중 하나는 바로 입장료일 것입니다. SCAD 미술관은 SCAD 학생, 교직원들에게는 무료로 개방됩니다. 일반인에게는 입장료가 부과되지만, 매달 둘째 주 일요일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대학생들은 매주 토요일에 학생증을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거의 주말에만 방문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미술관을 방문해 여유롭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고, 상업적인 공간이 아닌 진정한 예술을 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SCAD가 있는 이곳은 예술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곳처럼 느껴졌습니다. 오래된 철도역의 흔적과 현대적인 예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저는 예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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