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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케일은 잊어라! 자유의 여신상, 직접 보니 더 매력있네?

ohara 2025. 9. 2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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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자유의 여신상 전경

 

뉴욕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단연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을 직접 마주한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숱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봐왔던 그 모습은 뉴욕이라는 도시를 넘어,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상징하는 강력한 아이콘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유의 여신상을 만난 순간, 저는 묘한 이질감과 함께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화 속 거대한 스케일에 익숙했던 탓일까요? 생각했던 것보다 아담해 보이는 여신상의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 섬세하고 우아한 자태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속 이미지와 현실의 자유의 여신상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배를 타는 것입니다. 맨해튼에서 배를 타고 리버티 섬으로 향하는 동안, 멀리서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여신상의 실루엣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풍경입니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맨해튼의 마천루와 자유의 여신상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뉴욕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에서 봤던 자유의 여신상은 맨해튼 빌딩들과 매우 가까이 있는 것 처럼 보였어서 맨해튼 빌딩 앞에 마치 리더처럼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가보니 홀로 작은 섬에 서있는 모습에 살짝 그동안 내가 속아 왔던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릴 적 영화 '혹성탈출'의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 바닷가에 나뒹구는 자유의 여신상 머리를 보며 느꼈던 전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만큼 자유의 여신상은 단순한 동상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희망, 그리고 때로는 절망을 상징하는 거대한 서사적 존재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여신상은 영화 속 웅장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습니다. 특히, 황금빛 햇살 아래 빛나는 여신상의 청동빛 외관은 보는 각도에 따라 그 색깔과 느낌이 미묘하게 변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자유의 여신상, 그 깊은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

자유의 여신상은 단순히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물을 넘어, 프랑스와 미국의 굳건한 우정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선물입니다. 정식 명칭은 '세계를 비추는 자유(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이며, 프랑스의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Frédéric Auguste Bartholdi)가 설계하고,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이 내부 철골 구조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이 동상은 1865년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정치인인 에두아르 드 라불레(Édouard de Laboulaye)가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에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기념하기 위한 선물을 제안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합니다. 거대한 동상 제작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프랑스와 미국 양국에서 대규모 모금 캠페인이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의 언론 재벌 조지프 퓰리처(Joseph Pulitzer)는 자신이 발행하는 신문에 자유의 여신상 제작 기금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실어주는 캠페인을 벌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합니다.

자유의 여신상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1. 횃불은 원래 등대였다? :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에 처음 도착했을 때, 횃불은 실제로 등대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조명이 너무 약해 선박의 항해를 돕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등대의 기능은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횃불은 1984년 대대적인 보수 공사 때 원래의 횃불을 대체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2. 색깔의 비밀 : 현재 자유의 여신상은 푸른빛이 도는 녹색입니다. 하지만 원래는 프랑스에서 제작될 당시 빛나는 구리(동전의 색) 색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되면서 지금의 녹색으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직접 뉴욕에 와서 보기전까지 당연히 대리석으로 만들어진줄 알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등 여러곳에서 봤던 복제 자유의 여신상들이 다 흰색이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역시 뭐든 직접 보고 경험해 봐야 하는것 같습니다.  
  3. 자유의 여신상, '여성'인 이유 : 자유의 여신상은 고대 로마 신화의 자유의 여신 '리베르타스(Libertas)'를 모델로 제작되었습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횃불은 자유와 계몽을, 왼손에 들고 있는 판은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상징합니다. 또한, 발목에 끊어진 족쇄는 노예 제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며, 이는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강조하는 중요한 상징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수많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뉴욕항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마주했던 희망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그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고 있는것 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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