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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성? 플로리다 플래글러 칼리지 (Feat. 석유왕 헨리 플래글러의 숨겨진 유산)

ohara 2025. 9. 1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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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유럽의 고성처럼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St. Augustine)에 있는 ‘플래글러 칼리지(Flagler College)’ 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아름다운 캠퍼스를 넘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헨리 M. 플래글러의 꿈과 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그의 위대한 건축물인 ‘호텔 폰세 데 레온(Hotel Ponce de León)’이 어떻게 대학으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이 건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폰세 데 레온 홀

 

 

 플래글러 칼리지, 그 시작은 '호텔'이었다

플래글러 칼리지의 중심 건물은 바로 '폰세 데 레온 홀(Ponce de León Hall)'입니다. 이 건물은 1888년, 석유왕이자 플로리다 개발의 선구자였던 헨리 M. 플래글러가 지은 초호화 호텔이었습니다. 플래글러는 플로리다를 부유층을 위한 겨울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바로 이 호텔이었죠. 당시 최고의 건축가인 카레르(Carrère)와 헤이스팅스(Hastings)가 설계를 맡았으며, 스페인 르네상스 부흥 양식으로 지어져 그 화려함과 웅장함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특히 이 건물은 여러 가지 혁신적인 기록을 남겼습니다.

  • 미국 최초의 대규모 콘크리트 건물: 플로리다 해안에서 흔히 발견되는 조개껍데기로 만들어진 '코키나(coquina)' 콘크리트를 사용해 건물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건축 기술이었습니다.
  • 토마스 에디슨의 전기가 들어온 건물: 플래글러와 친구였던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직접 설계한 발전기로 호텔 전체에 전기를 공급했습니다. 이로써 폰세 데 레온은 미국에서 최초로 완벽한 전기 시스템을 갖춘 건물 중 하나가 되었죠.

건물 곳곳에 숨겨진 예술과 이야기

폰세 데 레온 홀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특히 로비와 식당은 그야말로 예술 작품의 향연입니다.

 

  •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스테인드글라스: 식당에는 '티파니 앤드 컴퍼니' 창립자의 아들인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가 직접 디자인한 79개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있습니다. 햇살이 창을 통과하며 만들어내는 영롱한 빛은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흥미롭게도 이 스테인드글라스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예술적 가치'를 더하기 위해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 조지 메이나드의 천장화: 식당 천장에는 화가 조지 메이나드(George Willoughby Maynard)가 그린 천장화가 있습니다. 플로리다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그림과 신화 속 인물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학생들은 매일 아침 식사를 하며 예술을 접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 호텔에서 대학으로의 변신: 이 호화로운 호텔은 세계대전 당시 해안 경비대 훈련소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1960년대에는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헨리 M. 플래글러의 후손인 로렌스 루이스 주니어(Lawrence Lewis Jr.)가 이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1968년, 이곳에 여자 대학을 설립합니다. 이 대학이 바로 오늘날의 플래글러 칼리지입니다.

리 M. 플래글러의 유산과 전설

 

플래글러 칼리지는 단순한 교육 기관을 넘어, 헨리 플래글러의 삶과 철학을 계승하는 공간입니다. 그는 석유 사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플로리다를 개발하며 자신의 유산을 남기는 데 더 큰 가치를 두었습니다.

  • '플로리다의 아버지': 그는 철도와 호텔을 건설하여 황무지였던 플로리다를 미국의 주요 관광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플래글러 칼리지 교정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학생들은 그 동상을 보며 그의 개척 정신과 혁신적인 리더십을 배우고 있습니다.
  • 헨리 플래글러의 영혼: 플래글러 칼리지에는 헨리 플래글러의 유령이 나타난다는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는 죽기 전, 그의 영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모든 건물 문을 열어두라고 유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장례식 후 한 직원이 실수로 폰세 데 레온 홀의 문을 닫았고, 그의 영혼이 건물 안에 갇히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플래글러 칼리지, 현재의 모습

역사적인 건물을 캠퍼스로 사용하고 있지만, 플래글러 칼리지는 결코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이곳은 현재 미국 남부 지역 최고의 소규모 리버럴 아츠 칼리지 중 하나로 손꼽히며,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외관과 달리, 내부는 최신 시설을 갖춘 기숙사, 강의실, 도서관 등으로 탈바꿈하여 학생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플래글러의 꿈이 담긴 이 건축물이 오늘날에도 많은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적입니다.

플래글러 칼리지 방문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는 것을 넘어, 미국의 한 시대와 한 인물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헨리 M. 플래글러의 선견지명과 열정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플로리다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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