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풍경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아마도 나무에 커튼처럼 길게 늘어진 회색의 솜털 같은 식물일 겁니다.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고목에 드리워진 이 식물은 신비롭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냅니다. 바로 스패니시 모스(Spanish Moss), 조지아의 풍경을 상징하는 식물입니다.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마녀가 사는 숲을 묘사할 때, 앙상한 나뭇가지에 낡고 해진 천 조각들이 걸려 있는듯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조지아에 와서 보니 그 모습이 바로 스패니시 모스가 가득한 숲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조지아의 올드타운을 거닐다 보면, 수백 년 된 참나무 가지에 겹겹이 쌓인 스패니시 모스가 도시의 고풍스러운 매력을 한층 더 깊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