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팡이의 이런저런 소중한 이야기

Global Life & Economy Archive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반응형

전체 글 270

절벽 위에 매달린 기적: 스페인 쿠엥카, 한국 파주와의 특별한 인연을 찾아서

예상치 못한 만남: 쿠엥카에서 발견한 '파주의 흔적'마드리드에서 고속열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자리한 스페인 중부의 도시, 쿠엥카(Cuenca). 이곳은 그야말로 지형이 만들어낸 기적의 도시입니다. 후카르강(Río Júcar)과 우에카르강(Río Huécar)이 빚어낸 깊은 협곡 사이에 험준한 바위 능선을 따라 형성된 구시가지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그런데 이 낯선 유럽의 중세 도시에서, 저는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가운 '한국'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쿠엥카의 여행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한글 여행 안내지를 받아 들었을 때였습니다. 안내지의 한쪽 구석에는 쿠엥카가 한국의 도시 파주(Paju)와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사실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한글 안내..

[스페인 톨레도 여행] 세 문화의 도시, 꼬불길 속에 숨겨진 엘 그레코와 강철 검의 비밀 (당일치기 코스/역사/필수 정보)

천년의 시간을 걷다: 톨레도(Toledo), 스페인의 진짜 심장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불과 70km, 기차로 30분이면 닿는 거리에 스페인의 진정한 영혼이 응축된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톨레도(Toledo)입니다. 타호강(Río Tajo)이 S자 모양으로 휘감아 도는 험준한 바위 위에 자리 잡은 이곳은,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세 문화의 도시(City of Three Cultures)'라는 별명처럼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문화가 8세기 동안 조화롭게 공존했던 독특하고 드라마틱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죠.이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이베리아 반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골목을 걷는 시간여행과 같습니다. 톨레도는 카르페타니족의 정착지에서 시작해 로마의 중요 도시, 서고트 왕국의 ..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마을' 론다, 누에보 다리 아래 숨겨진 비극과 '왕자의 난' 이야기

Puente Nuevo: 실패와 희생 위에 세워진 걸작! 론다 다리에서 만난 건축가의 집념과 전쟁의 그림자 경이로움 그 자체, 타호 협곡을 가로지르는 대장정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론다(Ronda)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입니다. 특히 이 도시를 상징하는 누에보 다리(Puente Nuevo)를 마주했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땅이 갑자기 쩍 갈라진 듯한 100m 깊이의 타호(El Tajo) 협곡 사이에 거대한 돌기둥으로 세워진 이 다리는, 자연의 웅장함과 인간의 집념이 빚어낸 기적과도 같았습니다.‘누에보 다리’라는 이름은 ‘새로운 다리’라는 뜻이지만, 사실 이 다리는 1793년에 완공되어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놀라울 만큼 깊고 좁은 이 협곡을 연결하여 신..

스페인의 심장을 품은 광장: 세비야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에서 영화처럼 춤추다!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 세비야 스페인 광장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보석, 세비야(Sevilla). 뜨거운 태양과 정열의 플라멩코가 살아 숨 쉬는 이 도시에는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이죠.이 광장은 '예쁜' 정도를 넘어섭니다. 마치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웅장함과 디테일의 향연! 저는 이 광장에 도착하는 순간, 몇 년 전 배우 김태희가 정열적인 탱고를 추었던 광고 속 바로 그 장소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 같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나 같은 국제적인 대작 영화의 촬영지였다는 사실! 이쯤 되면 인생샷 성지를 넘어선, 그야말로'영화 속 장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페인의 과..

세비야 알카사르 여행기: 그라나다 알람브라의 짝, '왕좌의 게임' 도르네의 물의 정원 속으로!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태양의 도시 세비야(Seville)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제 발길을 끈 곳은 바로 레알 알카사르(Real Alcázar de Sevilla)였습니다. '알카사르(Alcázar)'라는 이름은 아랍어 '알 카스르(al-qaṣr, 왕자의 방 또는 왕궁)'에서 유래했으며, 스페인에 남아있는 이슬람 시대 성채나 궁전을 뜻합니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Alhambra Palace)을 방문했던 기억이 워낙 강렬했기에, 세비야의 알카사르는 또 어떤 모습일지 큰 기대를 안고 들어섰습니다.알카사르에 들어서는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감탄사는 바로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붉은 성벽이 인상적인 알람브라가 다소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이었다면, 세비야의 알카사르는 좀 더 섬..

"아이처럼 그리기까지 평생이 걸렸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에서 만난 십 대의 경이로운 피카소와 숨겨진 이야기

시대를 초월한 천재의 발자취를 걷다: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감동 방문기 피카소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예술 애호가라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Museu Picasso)은 하나의 성지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저 역시 그곳을 직접 방문했을 때, 온몸을 휘감는 전율과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위대한 거장의 작품을 눈앞에서 마주한다는 것은, 그의 삶과 예술적 여정에 동행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물론 피카소의 그림은 종종 난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추상적인 형태와 파격적인 시도는, 그의 천재성을 인정하면서도 때로는 이해의 장벽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은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우리가 알고 있는 '피카..

가우디의 상상력이 빚은 '뼈의 집': 바르셀로나 카사 바트요(Casa Batlló) 방문기

바르셀로나를 걷다가 숨을 멎게 하는 건물을 만난다면, 그건 아마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의 작품일 겁니다. 특히 카사 바트요(Casa Batlló)는 마치 동화 속 괴물의 뼈로 지어진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기죠. 저도 이 독특한 건물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 그 창의성과 기이함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카사 바트요, '해골과 뼈'가 살아 숨 쉬는 건축 카사 바트요의 첫인상은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외관을 보자마자 마치 해골과 뼈로 건물을 조립한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특히 1층부터 이어지는 기둥들은 흡사 동물의 뼈대를 연상시킵니다. 불규칙한 타원형 창문과 그 위에 놓인 발코니 난간은 영락없이 해골 모양의 마스크를 닮았습니다. 이런 기묘한 아름다움 때문에 카사 바트요는 오랫동안 바르셀로나 사람들..

꿈이 좌초된 곳에 피어난 예술: 구엘 공원, 가우디의 유기적인 상상력과 빛나는 트렌카디스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 (Park Güell) 에 다녀온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낼까 합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에서 느꼈던 자연과의 유기적인 조화를 다시 한번 압도적으로 경험하게 해준 이 공원은, 가우디의 천재성과 인간의 끈기가 빚어낸 '실패한 꿈의 성공적인 변주곡'과 같았습니다. 유기적인 감동의 재현: '자연'을 스승으로 삼은 건축구엘 공원의 문을 들어서는 순간, 저는 마치 자연이 건축을 빚어낸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울퉁불퉁한 돌담, 나무줄기처럼 솟아오른 기둥, 그리고 물결치는 듯한 벤치 곡선까지, 그 어디에서도 직선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우디가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고 말했던 것처럼, 구엘 공원은 그의 자연주의 건축 철학의 정수였습니다.이러한 유기적인 느낌은 앞서 방문했던 사그라다 파밀리..

시간을 초월한 건축의 숲: 사그라다 파밀리아, 그 경이로운 빛의 교향곡에 물들다

여행 중 가장 깊은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보석, 사그라다 파밀리아 (La Sagrada Familia) 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성당"이라는 단어로는 담아낼 수 없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예술 작품"이자 "영혼을 깨우는 건축물"이었습니다. 비현실적인 외관, 그 자체로 한 편의 서사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마주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어떤 건축물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비현실적인 웅장함과 정교함, 그리고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유기적인 형태에 압도당했습니다.사그라다 파밀리아는 크게 세 개의 파사드(Façade)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탄생 파사드 (Nativity Façade): 가우디 생전에 완성된 유일한 부분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을..

바르셀로나 숨겨진 보물, 《팔라우 구엘》! 트렌카디스 굴뚝과 지하 마구간에 숨은 가우디의 천재성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의 대표작들을 빼놓을 수 없죠.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등 화려한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 엘 라발(El Raval) 지구 깊숙한 곳에는 가우디 건축 철학의 씨앗이 뿌려진 보석 같은 건축물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가우디의 영원한 후원자, 에우세비 구엘(Eusebi Güell)을 위해 지어진 구엘 저택(Palau Güell)입니다.겉으로 보기엔 다소 엄격하고 어두워 보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이 저택은 가우디의 초기 걸작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모데르니스모(Modernisme) 건축의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외관의 이중성: 겉은 차갑게, 속은 뜨겁게구엘 저택이 위치한..

안데스 산자락에 새겨진 거대한 메시지: 페루의 '힐사이드 텍스트(Hillside Texts)' 미스터리!

페루를 여행하다 보면 경이로운 안데스 산맥의 풍경 속에서 뜻밖의 광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푸른 산비탈에 희미하게 또는 선명하게 새겨진 거대한 글자나 숫자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누가, 왜, 어떻게 저런 거대한 메시지를 산에 새겨 넣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저 또한 이 '힐사이드 텍스트(Hillside Texts)'를 보며 궁금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혹시 위치 표시인가? 정치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정확한 정보와 함께 이 흥미로운 산비탈 글자의 비밀을 찾아보았습니다.산자락에 새겨진 '정치적 메시지': 페루 선거 운동의 독특한 풍경 놀랍게도, 안데스 산비탈에 새겨진 이 거대한 글자들은 대부분 현대 페루의 선거 운동과 관련된 메시지라고합니다...

꿈인가 현실인가? 안데스의 심장, 마추픽추에서 영혼을 잃다

수많은 사진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익히 보아왔던 그 신비로운 잉카 도시 마추픽추(Machu Picchu) 를 직접 마주하는 순간은, '관광지 방문'을 넘어선 영혼의 울림과 같았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안데스 산맥의 품속,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펼쳐진 고대 유적은 제 눈앞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환상 속의 한 장면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마추픽추로 가는 길: 낭만과 계급이 공존하는 기차 여행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즉 마추픽추 기슭 마을까지는 기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곳에는 재미있는 두 가지 종류의 기차가 운행됩니다.하나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페루레일(PeruRail)' 또는 '잉카레..

산속에서 피어난 하얀 기적: 페루 마라스 염전 '살리네라스'를 걷다

저에게 '모레이(Moray)'가 잉카인들의 경이로운 농업 기술을 보여주었다면,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Salineras de Maras)'는 자연의 신비와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낸 또 다른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해발 3,000m가 넘는 안데스 산속에서 펼쳐진 하얀 계단식 염전 풍경은, 제가 가지고 있던 '소금'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숴버렸습니다. 바다 없는 산속에서 소금이? 살리네라스의 놀라운 비밀!'소금' 하면 우리는 으레 바닷가에서 넓게 펼쳐진 염전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마라스의 살리네라스는 다릅니다. 이곳은 바다와는 까마득히 먼, 안데스 산맥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소금을 얻을 수 있을까요?그 비밀은 바로 '지하에서 솟아나는 염수(Saltwater Spring..

낭만과 활기가 넘치는 '태평양의 심장': 페루 리마, 고정관념을 깨는 도시 여행!

페루 여행의 시작점이자 끝점인 수도 리마(Lima)는 많은 이들에게 마추픽추나 쿠스코로 가기 위한 '경유지'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리마를 여행하며 그 오명을 벗겨주고 싶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태평양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잉카 문명의 신비로움과는 또 다른, 활기 넘치는 현대성과 스페인 식민 시대의 아름다움, 그리고 태평양의 낭만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었습니다. 색색의 보물창고: 잉카 마켓(Inca Market)에서 페루를 담다 리마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 중 하나는 바로 잉카 마켓(Inca Market) 방문이었습니다. 이곳은 페루의 전통 공예품과 기념품이 총망라된 거대한 보물창고와 같았습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알록달록한 색채와 흥겨운 분위기가 저를..

시간의 소용돌이 속으로: 페루 쿠스코 '모레이(Moray)'에서 만난 잉카의 첨단 농업 기술!

남미 페루, 잉카 문명의 심장부 쿠스코(Cusco)를 여행하다 보면 마추픽추와 같은 웅장한 유적 외에도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선사하는 곳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에게 그런 곳 중 하나가 바로 '모레이(Moray)'였습니다. 거대한 원형 계단식 경작지, 마치 거대한 스피커나 소용돌이처럼 땅속으로 깊이 파고든 모습에 첫눈에 압도당했습니다. 잉카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과학이 숨 쉬는 이곳의 이야기는, 그 어떤 첨단 기술 연구소보다 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모레이, 경작지가 아니라 '농업 시험장'이었다고?! 모레이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는 이곳이 단순히 작물을 심던 계단식 밭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레이는 잉카 제국이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고대 농업 연구소'이자 '실험 농장'이었다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