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팡이의 이런저런 소중한 이야기

Global Life & Economy Archive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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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요새: 난공불락의 신화가 깨진 포트 펄라스키(Fort Pulaski)

웅장한 요새의 모습과 함께 미국 역사의 굵직한 흔적을 품고 있는 포트 펄라스키 국립 기념물(Fort Pulaski National Monument) 은 미국 남부의 고풍스러운 도시,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 근교에 있습니다. 사바나 다운타운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낡은 벽돌로 지어진 거대한 요새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처음 그 모습을 마주했을 때, 저는 마치 영화 속 중세 시대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포트 펄라스키는 미국 독립 전쟁의 영웅인 폴란드 장교, 카시미르 펄라스키(Casimir Pulaski)를 기리기 위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1829년부터 무려 18년에 걸쳐 지어진 이 요새는 그 견고함 때문에 당시 "난공불락(impregnable)"이라 ..

추억의 '참 쉽죠?' 밥 로스! 이제는 과자로 돌아오다?!

오늘은 미국 마트에서 발견한 정말 신기하고 반가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어릴 적 TV에서 “참 쉽죠?”라는 명대사와 함께 뚝딱 멋진 풍경화를 그려내던 푸슬푸슬한 곱슬머리의 아저씨를 기억하시나요? 맞습니다, 바로 밥 로스(Bob Ross)입니다!그의 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마트에서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과자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밥 로스의 이름과 트레이드마크인 곱슬머리, 그리고 그의 그림이 담긴 패키지들을 보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아, 밥 로스가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했던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아직까지도 그의 이름을 건 과자가 있다는 건, 그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는 증거겠죠?제가 발견한 과자들은 웨하스 스타일의..

바나나맛 김? K-푸드의 진격! 미국 로스(Ross) 매장에서 발견한 충격적인 조합

얼마 전 미국 로스(Ross) 매장에 갔다가 발견한, 제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신박한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요즘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그 인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미국 현지 마트에 가보면 신라면은 기본이고, 불닭볶음면, 짜장라면, 김밥에 김치나 떡볶이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제가 방문한 로스 매장에서 상상도 못 했던 맛의 '김'을 발견했습니다.바로 '바나나맛 김'이었습니다. 진열대에 놓인 너무 귀여운 미니언즈 패키지가 눈에 들어와서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처음엔 바나나맛 과자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Seaweed Snack..

포레스트 검프부터 걸스카우트까지 서배너 역사 박물관(Savannah History Museum)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그 벤치, 진짜 여기 있을까? 조지아주 서배너에와서 가장먼저 방문한 곳은 서배너 역사 박물관이었습니다. 서배너 역사 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역사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영화 (Forrest Gump) 때문일 겁니다. 영화 속에서 톰 행크스가 앉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 유명한 버스정류장 장면, 기억하시나요? 이 장면의 배경이 바로 사바나의 칩페와 스퀘어(Chippewa Square)입니다.하지만 영화에 등장했던 '진짜' 벤치는 사실 촬영을 위해 임시로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이 사바나 역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저를 반겨주는 그 벤치를 보는 순간, ..

햇살 가득한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보석, 하버 타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힐턴 헤드 아일랜드(Hilton Head Island)의 보물 같은 곳, 하버 타운(Harbour Town)에 주말나드리로 다녀왔습니다. 힐턴 헤드 아일랜드는 대서양의 푸른 물결과 끝없이 펼쳐진 해변, 그리고 풍성한 자연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휴양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하버 타운은 섬의 심장부라 불릴 만큼 특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 사우스 비치에 위치한 씨 파인즈 플랜테이션(Sea Pines Plantation)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버 타운에 도착하자마자 저를 반긴 것은 형형색색의 예쁜 건물들과 야자수가 늘어선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마리나에는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긴 채 ..

세상의 끝, 신비로운 나무들의 묘지: 드리프트우드 비치

드리프트우드비치 여행 버킷리스트에 꼭 추가해야 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신비로운 해변 중 하나인 드리프트우드 비치(Driftwood Beach) 에 다녀왔습니다. 마치 세상의 끝과 같이 느껴지는 이곳은 조지아주 제킬 아일랜드(Jekyll Island, Georgia)의 북쪽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에 거대한 나무 뼈대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이곳은,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풍경, 드리프트우드 비치의 비밀 이곳의 나무들은 단순히 해안가에 밀려온 표류목(Driftwood)이 아닙니다. 이 거대한 나무들은 수십 년 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라이브 오크(Live Oa..

조지아의 푸른 눈, 매그놀리아 스프링스 주립공원에서의 하루

조용한 시골길 끝에서 만난 푸른 샘물조지아주 젠킨스 카운티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숲속에서 조용히 숨 쉬는 듯한 푸른 물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매그놀리아 스프링스 주립공원(Magnolia Springs State Park)입니다.처음 안내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상상보다 훨씬 더 맑고 깊은 색을 띤 샘물이었습니다. 하루에 700만 갤런이나 솟아난다는 물이 시냇물과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았습니다. 스패니시 모스가 늘어진 나무들이 물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은빛 물고기들이 빠르게 헤엄치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습니다.자연 속에서 만나는 남북전쟁의 역사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즐기다 보면, 이곳이 단순..

패피와 아티스트의 성지: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

키웨스트로 가는길에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드라마에서 봤던 마이애미 해변을 생각하니 매우 설레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해변말도고 마이애미의 뜨거운 태양 아래,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럭셔리 패션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Miami Design District)입니다. 한때 버려진 창고와 공장이 즐비했던 이 지역은 20여 년 전, 부동산 개발업자 크레이그 로빈스(Craig Robins)의 획기적인 비전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는 이곳을 건축, 예술, 디자인, 패션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역사를 품은 도시의 캔버스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파인애플 농장이었던 이 지역..

눈이 펑펑 쏟아지던 기적 같은 날, 미국 남부 조지아주 서배너를 덮친 하얀 선물 이야기

덥고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살짝 찬기운이 느껴지니까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렸던 기억이 나네요. 따뜻한 겨울과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지난 겨울,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수십 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인데요. 2025년 1월 22일, 서배너는 순식간에 하얀 눈으로 뒤덮이며 겨울 왕국으로 변했습니다. 이는 평소 눈 구경하기 힘든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서배너의 겨울은 보통 한국의 늦가을처럼 온화합니다. 1월 평균 기온은 최고 16°C, 최저 5°C 정도로, 외투 하나 걸치면 충분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눈은 거의 내리지 않으며, 눈이 오더라도 금세 녹아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아침..

으스스하지만 아름다운: 조지아의 스패니시 모스 이야기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풍경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아마도 나무에 커튼처럼 길게 늘어진 회색의 솜털 같은 식물일 겁니다.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고목에 드리워진 이 식물은 신비롭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냅니다. 바로 스패니시 모스(Spanish Moss), 조지아의 풍경을 상징하는 식물입니다.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마녀가 사는 숲을 묘사할 때, 앙상한 나뭇가지에 낡고 해진 천 조각들이 걸려 있는듯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조지아에 와서 보니 그 모습이 바로 스패니시 모스가 가득한 숲의 모습과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조지아의 올드타운을 거닐다 보면, 수백 년 된 참나무 가지에 겹겹이 쌓인 스패니시 모스가 도시의 고풍스러운 매력을 한층 더 깊게 ..

고속도로 옆 까치집? 미국에서 실제로 본 ‘겨우살이’

미국 여행 중 고속도로를 달리다 문득 나무 꼭대기에 둥지처럼 엉겨 붙어 있는 초록빛 덩어리들을 봤습니다. 처음엔 새들이 만든 까치집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겨우살이였습니다. 책과 강의에서만 보던 그 식물을 실제로 만나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식물병리학책에서 “최초의 병원균”으로 언급되던 바로 그 겨우살이를, 이렇게 눈으로 직접 보다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겨우살이가 미국엔 왜이렇게 흔한걸까요? 전설의 식물처럼 풍문으로만 듣던 겨우살이를 직접 본 김에 겨우살이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겨우살이는 어떤 식물일까?겨우살이는 상록성 반기생식물입니다. 스스로도 광합성을 하지만, 나무에 붙어 수분과 무기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갑니다. 가지 속으로 침입하는 ‘흡..

조지아 풀러에서 마주친 크리스마스의 전설, 미국호랑가시나무(American Holly) 이야기

미국 조지아주 풀러의 텐저 아울렛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마주친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에서만 보던 그 나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일단 기념사진을 찍어놓고 나중에 찾아보니 호랑가시나무 또는 호랑이발톱나무라고 불리는 나무였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식품만 보다가 실제 식물을 보니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이 나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호랑가시나무란 무엇일까? 영어로는 American Holly라고 불리며, 학명은 Ilex opaca입니다. 동부 및 중남부 미국 자연에서 자라는 중형 상록교목으로, 자라면 높이 10–20 m(최대 30 m), 폭은 넓게 퍼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뿌리부터 가지가 피라미드 형태로 넓게 자라며 아래까지 가지가 있어 우람한 느낌을..

🔦 신비로운 지하 세계로의 탐험: 테네시 채터누가 루비폴스 방문 후기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Chattanooga, TN)는 '미국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 도시의 상징인 룩아웃 산(Lookout Mountain)에는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땅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신비로운 지하 폭포, 루비폴스(Ruby Falls)입니다. 루비폴스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루비폴스는 1928년, 동굴 탐험가이자 화학자인 레오 램버트(Leo Lambert)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룩아웃 산 아래에 있는 '룩아웃 산 동굴(Lookout Mountain Cave)'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기 위해 새로운 입구를 뚫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을 하던 중, 그는 지하 1,120피트(약 341미터) 깊이의 수직 통로를 발견했고, 이를 따라..

🎸🎶 네슈빌 여행기: 도시의 심장부터 학문의 전당까지, 놓칠 수 없는 완벽한 여정!

네슈빌, 테네시 주(Tennessee)에 위치한 이 도시는 음악의 도시(Music City)라는 별명답게, 가는 곳마다 라이브 음악이 흘러넘치는 활기찬 곳입니다. 하지만 네슈빌의 매력은 단순히 음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이 도시의 다채로운 면모를 깊이 있게 느꼈습니다.1. 네슈빌의 심장, 다운타운을 걷다네슈빌 다운타운은 도시의 심장부로, 그야말로 에너지와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특히 '브로드웨이(Broadway)' 거리는 라이브 음악 바인 '혼키 통크(Honky Tonk)'가 즐비하여 밤낮으로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음악소리가 어찌나 큰지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다닐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수많은 여행객과 현지인들이 맥주 한 잔을 들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풍경은 그 자체로 ..

미국 남부의 이집트? 멤피스, 그 이름에 숨겨진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

미국 남부의 도시, 멤피스(Memphis)를 여행하며 느낀 가장 큰 궁금증은 바로 이 도시의 이름과 랜드마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로큰롤과 블루스의 선율이 가득한 활기찬 도시 한복판에 왜 거대한 피라미드 건물이 서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 도시의 이름은 왜 고대 이집트의 수도와 똑같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저는 멤피스의 과거를 깊숙이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멤피스, 이름의 기원: 미시시피 강변의 고대 도시이야기는 18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국은 서부로 영토를 확장하며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멤피스 역시 그러한 시기에 세워진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이 도시의 설립자들은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 제임스 윈체스터(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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