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팡이의 이런저런 소중한 이야기

Global Life & Economy Archive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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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70

맨해튼의 가장 아픈 기억, 9/11 메모리얼 & 뮤지엄을 걷다

며칠 전, 9월 11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평범한 가을의 시작이었지만, 미국에서는 잊을 수 없는 아픔의 날입니다. 문득 올 초 뉴욕 여행에서 방문했던 '9/11 메모리얼 & 뮤지엄'이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가장 깊은 울림을 주었던 그곳의 기억을 더듬어보려 합니다.뉴욕 맨해튼의 금융 중심지,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그곳은 과거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가 우뚝 서 있던 자리입니다. 911 테러의 흔적은 이제 거대한 기념관과 박물관으로 남아, 그날의 비극과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메모리얼 파크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크기의 두 개의 인공 폭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파운드(Found)'라고 불리는 이 폭포는 과거 쌍둥이 빌딩이 서 있던 ..

달콤한 여행의 시작, 미국 문파이(MoonPie): 초코파이 원조를 만나다

"미국에 오면 문파이는 꼭 먹어봐야 한대!"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학교 선생님이 문파이 먹어봤냐며 꼭 먹어봐야 한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문파이? 생소한 이름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아이의 다음 말에 나의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우리 나라 초코파이의 원조래!"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친구들과 정을 나누던 초코파이의 원조가 미국에 있었다니! 마트에 가면 꼭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자코너서 찾은 'MoonPie'를 보니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움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오리지널 초코맛부터 바닐라, 딸기, 심지어는 바나나 맛까지 다양한 종류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망설임 없이 가장 기본적인 초코맛을 손에 쥐었습니다.집으로 돌아와 문파이의..

거룩한 희생의 현장: 미 8공군 박물관 여행기 (Feat. 왜 그들을 '강대한 제8공군'이라 부르는가)

미국 조지아주(Georgia) 풀러(Pooler)에 있는 미 8공군 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Mighty Eighth Air Force)에 다녀왔습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피어난 인간의 용기와 희생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성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왜 ‘미 8공군’이라고 부르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와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찾아 보았습니다. 미 8공군, 그들은 누구인가?많은 분들이 ‘미 8공군’이라는 이름이 익숙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파견되어 있는 미군부대를 언급할때 보통 미8군이라고 얘기하는걸 많이 들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활약했던 미국 육군 항공대(United States Army Air Forces)의 한 부대였다고 합니다. ..

마법의 세계로 떠나는 기차 여행! 플로리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Feat. 해리포터 덕후의 성지순례)

영화 속 마법이 현실이 되는 곳, 플로리다 올랜도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리조트는 단순한 테마파크를 다녀왔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플로리다와 아일랜드 오브 어드벤처, 두 개의 테마파크로 이루어져 있어 하루 만에 모두 즐기기엔 턱없이 부족하죠. 저의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The Wizarding World of Harry Potter)였습니다. 마법사처럼 기차 타고 학교 가기: 호그와트 급행열차 유니버셜 스튜디오 여행에서 가장 먼저 경험해야 할 것은 바로 호그와트 급행열차(Hogwarts Express)입니다. 이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반드시 파크 투 파크 티켓(Park-to-Park Ticket)이 필요합니다. 한 공원에서 다른 공원으로 이동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그..

불멸의 요새, 카스틸로 데 샌 마르코스: 스페인 요새에 숨겨진 비밀 (Feat. 대포알을 튕겨낸 전설의 돌)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플로리다 해안가, 마치 중세 시대의 성처럼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거대한 요새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요새인 '카스틸로 데 샌 마르코스'입니다. 겹겹이 쌓인 돌담은 단순한 벽이 아니라, 수많은 전투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이 요새가 어떻게 지어졌고,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스페인 제국의 플로리다를 지키기 위해 태어나다 카스틸로 데 샌 마르코스는 1672년부터 1695년까지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플로리다는 스페인 제국의 영토였지만, 해적들의 약탈과 영국군의 위협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나무로 지어진 기존의 요새들은 너무나 쉽게 불타버렸죠. 이에 스페인 왕실은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한..

마법에 걸린 성? 플로리다 플래글러 칼리지 (Feat. 석유왕 헨리 플래글러의 숨겨진 유산)

마치 유럽의 고성처럼 느껴지는 특별한 장소,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오거스틴(St. Augustine)에 있는 ‘플래글러 칼리지(Flagler College)’ 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아름다운 캠퍼스를 넘어,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헨리 M. 플래글러의 꿈과 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곳입니다. 그의 위대한 건축물인 ‘호텔 폰세 데 레온(Hotel Ponce de León)’이 어떻게 대학으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이 건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폰세 데 레온 홀 플래글러 칼리지, 그 시작은 '호텔'이었다플래글러 칼리지의 중심 건물은 바로 '폰세 데 레온 홀(Ponce de León Hall)'입니다. 이 건물은 1888년, 석유왕이자 플로리다 개발의 ..

시간이 멈춘 요새: 난공불락의 신화가 깨진 포트 펄라스키(Fort Pulaski)

웅장한 요새의 모습과 함께 미국 역사의 굵직한 흔적을 품고 있는 포트 펄라스키 국립 기념물(Fort Pulaski National Monument) 은 미국 남부의 고풍스러운 도시, 조지아주 서배너(Savannah) 근교에 있습니다. 사바나 다운타운에서 차로 20분 정도 달리면,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낡은 벽돌로 지어진 거대한 요새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처음 그 모습을 마주했을 때, 저는 마치 영화 속 중세 시대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포트 펄라스키는 미국 독립 전쟁의 영웅인 폴란드 장교, 카시미르 펄라스키(Casimir Pulaski)를 기리기 위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1829년부터 무려 18년에 걸쳐 지어진 이 요새는 그 견고함 때문에 당시 "난공불락(impregnable)"이라 ..

추억의 '참 쉽죠?' 밥 로스! 이제는 과자로 돌아오다?!

오늘은 미국 마트에서 발견한 정말 신기하고 반가운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어릴 적 TV에서 “참 쉽죠?”라는 명대사와 함께 뚝딱 멋진 풍경화를 그려내던 푸슬푸슬한 곱슬머리의 아저씨를 기억하시나요? 맞습니다, 바로 밥 로스(Bob Ross)입니다!그의 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얼마 전 마트에서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과자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밥 로스의 이름과 트레이드마크인 곱슬머리, 그리고 그의 그림이 담긴 패키지들을 보니 정말 반갑더라고요. '아, 밥 로스가 우리나라에서만 유명했던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아직까지도 그의 이름을 건 과자가 있다는 건, 그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다는 증거겠죠?제가 발견한 과자들은 웨하스 스타일의..

바나나맛 김? K-푸드의 진격! 미국 로스(Ross) 매장에서 발견한 충격적인 조합

얼마 전 미국 로스(Ross) 매장에 갔다가 발견한, 제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던 신박한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요즘 전 세계적으로 K-팝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그 인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미국 현지 마트에 가보면 신라면은 기본이고, 불닭볶음면, 짜장라면, 김밥에 김치나 떡볶이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정말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제가 방문한 로스 매장에서 상상도 못 했던 맛의 '김'을 발견했습니다.바로 '바나나맛 김'이었습니다. 진열대에 놓인 너무 귀여운 미니언즈 패키지가 눈에 들어와서 얼른 집어 들었습니다. 처음엔 바나나맛 과자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Seaweed Snack..

포레스트 검프부터 걸스카우트까지 서배너 역사 박물관(Savannah History Museum)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그 벤치, 진짜 여기 있을까? 조지아주 서배너에와서 가장먼저 방문한 곳은 서배너 역사 박물관이었습니다. 서배너 역사 박물관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운 역사를 담고 있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영화 (Forrest Gump) 때문일 겁니다. 영화 속에서 톰 행크스가 앉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그 유명한 버스정류장 장면, 기억하시나요? 이 장면의 배경이 바로 사바나의 칩페와 스퀘어(Chippewa Square)입니다.하지만 영화에 등장했던 '진짜' 벤치는 사실 촬영을 위해 임시로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이 사바나 역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저를 반겨주는 그 벤치를 보는 순간, ..

햇살 가득한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보석, 하버 타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위치한 아름다운 섬, 힐턴 헤드 아일랜드(Hilton Head Island)의 보물 같은 곳, 하버 타운(Harbour Town)에 주말나드리로 다녀왔습니다. 힐턴 헤드 아일랜드는 대서양의 푸른 물결과 끝없이 펼쳐진 해변, 그리고 풍성한 자연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휴양지입니다. 그중에서도 하버 타운은 섬의 심장부라 불릴 만큼 특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 사우스 비치에 위치한 씨 파인즈 플랜테이션(Sea Pines Plantation) 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버 타운에 도착하자마자 저를 반긴 것은 형형색색의 예쁜 건물들과 야자수가 늘어선 이국적인 풍경이었습니다. 마리나에는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 있었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긴 채 ..

세상의 끝, 신비로운 나무들의 묘지: 드리프트우드 비치

드리프트우드비치 여행 버킷리스트에 꼭 추가해야 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고 신비로운 해변 중 하나인 드리프트우드 비치(Driftwood Beach) 에 다녀왔습니다. 마치 세상의 끝과 같이 느껴지는 이곳은 조지아주 제킬 아일랜드(Jekyll Island, Georgia)의 북쪽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에 거대한 나무 뼈대들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는 이곳은, 마치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풍경, 드리프트우드 비치의 비밀 이곳의 나무들은 단순히 해안가에 밀려온 표류목(Driftwood)이 아닙니다. 이 거대한 나무들은 수십 년 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던 라이브 오크(Live Oa..

조지아의 푸른 눈, 매그놀리아 스프링스 주립공원에서의 하루

조용한 시골길 끝에서 만난 푸른 샘물조지아주 젠킨스 카운티의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면, 숲속에서 조용히 숨 쉬는 듯한 푸른 물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매그놀리아 스프링스 주립공원(Magnolia Springs State Park)입니다.처음 안내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상상보다 훨씬 더 맑고 깊은 색을 띤 샘물이었습니다. 하루에 700만 갤런이나 솟아난다는 물이 시냇물과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았습니다. 스패니시 모스가 늘어진 나무들이 물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은빛 물고기들이 빠르게 헤엄치는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습니다.자연 속에서 만나는 남북전쟁의 역사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즐기다 보면, 이곳이 단순..

패피와 아티스트의 성지: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 🛍️🎨

키웨스트로 가는길에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드라마에서 봤던 마이애미 해변을 생각하니 매우 설레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해변말도고 마이애미의 뜨거운 태양 아래,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럭셔리 패션이 만나는 특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마이애미 디자인 디스트릭트(Miami Design District)입니다. 한때 버려진 창고와 공장이 즐비했던 이 지역은 20여 년 전, 부동산 개발업자 크레이그 로빈스(Craig Robins)의 획기적인 비전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는 이곳을 건축, 예술, 디자인, 패션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역사를 품은 도시의 캔버스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역사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파인애플 농장이었던 이 지역..

눈이 펑펑 쏟아지던 기적 같은 날, 미국 남부 조지아주 서배너를 덮친 하얀 선물 이야기

덥고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살짝 찬기운이 느껴지니까 지난 겨울 눈이 많이 내렸던 기억이 나네요. 따뜻한 겨울과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지난 겨울,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수십 년 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것인데요. 2025년 1월 22일, 서배너는 순식간에 하얀 눈으로 뒤덮이며 겨울 왕국으로 변했습니다. 이는 평소 눈 구경하기 힘든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서배너의 겨울은 보통 한국의 늦가을처럼 온화합니다. 1월 평균 기온은 최고 16°C, 최저 5°C 정도로, 외투 하나 걸치면 충분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눈은 거의 내리지 않으며, 눈이 오더라도 금세 녹아버리곤 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습니다.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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